살아나는 중국 소비..노동절 특수 뜰까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최석환 기자, 박희진 기자 | 2009.05.01 09:29

가전업계 등 내수 부양 맞물려 기대..중국 소비 심리 확인할 방향타

국내 산업계가 곧 시작되는 중국 노동절 연휴 특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부터 휴일수가 크게 줄어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지만 각종 내수 진작 정책으로 거대 중국 시장의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 길목이어서 상당한 '특수'를 기대하는 쪽도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다음달 1일부터 사흘간 노동절 연휴에 들어간다. 노동절 연휴는 춘절(설날), 국경절(10월1일)과 함께 중국의 3대 '대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법정 휴일이 3일에서 하루로 줄어들면서 변수가 되고 있다. 휴일 수가 줄어들면 여행 등 소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짧은 노동절 연휴가 처음 적용된 지난해에는 제품 판매가 예년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현지 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지난해에는 줄어든 휴일 외에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시행된 교통제한 등 다른 소비위축 요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각종 내수 부양책으로 경기가 살아나는 시점이라는 점도 변수다.

LG전자 중국지역본부 관계자는 "노동절에 가전제품이 많이 팔리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며 "휴가 일수가 줄어든 것이 꼭 부정적으로만 작용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노동절 특수에 대한 기대가 큰 쪽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다. TV 세탁기 휴대폰 등 가전제품과 관련된 각종 내수 부양책이 쏟아지면서 가전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이 TV, 텔레비전, 냉장고, 핸드폰,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살 때 제품 가격의 13%를 지원해주는 가전하향 정책이 일부 지역에서 지난 2월 전국으로 확대됐고, 디지털TV 방송도 올해 전국으로 확대돼 TV 수요를 촉진시키고 있다. 이달부터 시작된 중국의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시 이후 처음 맞는 '대목'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전 세계가 불황으로 수요가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자업계가 중국 노동절 연휴에 갖는 기대는 남다르다.

삼성전자는 노동절 특수를 잡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삼성 가정연(年)'을 주제로 전국적인 범위의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진행 중이다. 노동절 연휴를 포함한 한 달간 매출이 전월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 상당 매출이 노동절 연휴 사흘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LG전자 중국지역본부 관계자도 "중국은 거의 불황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경기가 올라왔다"며 "휴대폰의 경우 불황에도 중국시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을 두 배로 늘리고 유통점도 올해 안에 두 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개점한 롯데백화점 베이징점도 노동절 수요를 노린 판촉행사에 들어갔다. 현금쿠폰 배포, 각종 할인 이벤트, 사은행사 등을 진행한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노동절은 전통적으로 물건을 사는 날로 인식돼 간절기에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백화점에 모여 든다"며 "올해 휴무일수가 줄기는 했지만 매출은 평소보다 확실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수요가 줄어 특수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한진 중국 베이징 코리아 비지니스센터(KBC) 차장은 "춘절이나 국경절은 인구 이동이 대폭적으로 있어 소비증가에 영향을 미치지만 노동절은 연휴도 짧아 인구 이동이 거의 없다"며 "소비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 노동절 특수는 중국 소비가 지속적으로 살아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가늠자라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박근희 중국삼성 사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춘절을 맞아 1억3000만 명의 성묘객을 보며 중국 내 소비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에 점차 확신이 생기고 있다"며 "보다 확실한 소비 회복 여부는 5월 노동절 연휴를 지나봐야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중국 노동절 수요에 대비해 확보한 가전제품들이 잘 팔리지 않으면 모두 제고로 남게 된다"며 "전반적으로 수요가 약한 상태여서 중국 노동절 수요가 갖는 의미는 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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