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3구가 동네 북이냐, 또 바뀐 양도세 중과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9.04.29 16:42
1가구 3주택 이상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완화 법안이 29일 국회 기획재정위를 통과했지만 '누더기 법안' 논란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재정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1가구 다주택자와 비사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세 중과를 비투기지역에 한해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폐지, 기본세율인 6~35%로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재정위는 단 서울 강남·송파·서초 등 투기지역에는 기본세율에 10%포인트 가산세를 일률적으로 부과, 최대 45%의 양도세율을 유지하기로 하고 정부가 양도세 완화 방침을 밝힌 지난달 16일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이 같은 안은 다주택자 양도세를 시한과 지역 구분 없이 기본세율로 낮추는 내용의 당초 정부안에서 크게 수정된 내용이다. 지난달 16일부터 시행한다는 발표를 믿고 거래한 투기지역 다주택자의 소송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27일 재정위 조세소위에선 논란 끝에 비투기지역에 대해서는 중과 제도를 폐지하고 투기지역에는 시행령을 통해 일반세율에 15%포인트 내에서 탄력세율을 가산하도록 정부안을 수정 의결했다. 탄력세율은 현행 최고세율인 45%를 넘지 않도록 10%포인트로 정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시행 시한도 삽입돼 2년간 완화로 한정했다.

개정안이 수정된 것은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투기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도 전에 시행시기를 소급 적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국회의 입법권을 무시했다는 '괘씸죄'도 작용했다.

소위는 다만 정부 발표를 믿고 3월16일부터 법 시행 전까지 이뤄진 투기지역 거래에 대해서는 탄력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구제하기로 부칙에 경과규정을 집어넣었다.

하지만 29일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김종률 민주당 의원 등이 조세일관성을 이유로 "3월16일 이후 투기지역 내 양도 주택에 대해서도 가산세를 적용해야 한다"고 반발하면서 다시 논란이 불거졌다.


또 소위에서 넘어온 개정안이 10%포인트 가산세를 명시하지 않은 채 기획재정부에서 가산세를 10%포인트로 부과하도록 '합의'한 의견만 첨부된 것도 논란을 낳았다. 민주당 측에선 "법안에 명시하지 않는 것은 행정부에 과도한 재량권을 주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런 와중에 일부에선 "이렇게 누더기 법안을 꼭 지금 통과시켜야 하냐"는 얘기도 나왔다.

재정위원 간에 의견이 맞서자 서병수 재정위원장이 나서 조율한 끝에 한나라당 간사인 최경환 의원은 "10%포인트 가산세 부과 적용 시점을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3월16일로 소급 적용하기로 하겠다"며 즉석에서 수정 의사를 밝혔다.

이에 서 위원장은 "10%포인트 가산세 규정도 정부와 소위가 합의한 사항"이라고 확인한 뒤 "소위에서 논의하고 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수정안이 나온대로 의결하겠다"며 소위 통과 수정안을 재수정 의결했다. 서 위원장은 "자구 정리는 위원장에게 위임해 달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강남 3구에 대해 양도세 중과를 유지하기로 한 절충안 자체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이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강남에 2채, 강북에 1채의 집이 있다고 해도 집주인이 강북에 있는 집을 먼저 팔고 강남에 있는 집을 나중에 판다면 중과 대상이 아니다"라는 얘기다. 이날 회의에 출석한 윤영선 재정부 세제실장은 이에 대한 강운태 의원(무소속)의 질문에 이같이 확인했다.

한편 재정위는 이날 전체회의에서 양도세 완화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뒤 한나라당 의원들이 남은 가운데 개정안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민주당 유선호 의원이 위원장인 법사위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키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요청하겠다며 맞서고 있어 4월 임시국회 종료를 이틀 남기고 여야간 막판 힘겨루기가 거셀 전망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