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내빈 경상흑자… 침체와 바닥론 혼재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도병욱 기자 | 2009.04.29 11:01

3월 사상최대 경상흑자 불황형 꼬리표, 수출 감소세 둔화는 긍정적

지난 3월 사상 최대의 경상수지 흑자에는 경기 침체의 흔적과 경기 예측의 어려움이 동시에 배어있다. 사상 최대 요인이 된 무역수지 흑자의 급증에는 불황형 흑자의 흔적이 뚜렷하지만 수출 감소세의 둔화라는 긍정적 신호가 포함돼 있다.

한국은행은 일단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4월에는 30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경상수지의 흑자 기조 정착과 환율 안정은 세계 경기 회복과 맞물린 수출의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외화내빈 경상수지 최고액..바닥 통과 흔적
2월 흑자 반전에 이어 3월 사상 최고액을 기록한 경상수지의 호성적은 상품수지의 개선과 맞물려 있다.

3월 경상수지 흑자액은 66억5000만 달러, 2월은 35억6000만 달러다. 이는 상품수지의 흑자(2월 31억1000만 달러, 3월 69억8000만 달러)와 궤를 같이 한다. 또 수출이 15 ~ 20% 줄어든 것과 함께 수입이 이보다 가파르게 30 ~ 35% 떨어진 공통점도 있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다.

한은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수출 감소세가 전월보다 둔화됐지만 수입 감소세가 이보다 커 흑자규모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관 기준으로는 선박 수출의 증가세가 확대됐고 수입 상품 중에서는 원유, 가스 등 에너지류 감소세가 뚜렷하다.

수주 가뭄 등으로 불황 기미가 뚜렷한 조선업에 기반한 선박 수출은 통관 기준이기 때문에 과거 2 ~ 3년 전의 수주가 현재 수출 실적으로 잡혀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주력 수출품인 승용차도 수출 감소세(전월 대비)가 3월 -47.4%로 2월(-34.3%)보다 커졌다.

하지만 긍정적인 기미도 있다. 전체적인 수출 감소세(전년 동월 대비)가 2월 -19.4%에서 3월 -17.8%로 둔화됐고 미미하지만 가전제품과 반도체 수출 감소세도 1~3%포인트 줄었다.

이영복 팀장도 “수입 감소의 영향이 크지만 원유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영향이 컸고 수출 감소세가 둔화된 것은 의미있는 징후”라고 평가했다. 수출용 수입 감소세도 미미하지만 둔화(2월 -38.8% → 3월 -37.8%)됐다.


◇외환시장엔 미풍..'흑자 기조 지속되나'
한은은 4월에도 30억 달러 내외의 경상수지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배당금 지급 등으로 소득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환율 하락으로 여행수지가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40억~50억 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여전히 수출 감소와 이보다 더 큰 수입 감소에 기반한 무역수지 흑자의 몫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영복 국제수지팀장은 경상수지 흑자가 긍정적이긴 하지만 조정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하면, 오히려 경상수지가 조정을 받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아직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정착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수출이 늘어나 수입을 초과하면서 생산과 고용을 증가시키지만, 현재 사상 최고의 경상흑자는 경기 침체를 반영한 것"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유보했다.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외화 유입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예상 범위 내의 흑자폭과 성격이 반영돼 환율 하락 요인만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본수지 유출이 2월의 29억8000만 달러에서 3월 21억8000만 달러로 지속됐지만, 경상수지 흑자폭이 이를 웃돌아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는 것.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환율 하락에 긍정적인 재료인 것은 분명하고, 주식시장에 상승재료로 작용하면 환율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미 알려진 재료기 때문에 영향력이 크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외환딜러는 “미국과 국내 증시 등락 등 자본시장이 환율에 끼치는 영향력이 커져 경상수지 흑자로 환율 하락을 예측하기는 무리"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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