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이명박 정권에 대한 '중간심판론'을 모토로 삼았다. 비록 텃밭인 전주 두 곳에서 '무소속 돌풍'에 밀리며 의석을 놓쳤지만 최대 격전지인 부평 을에서 귀중한 한 석을 얻음에 따라 '절반의 성공'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노무현 게이트', 정동영 파문 등으로 수세에 몰렸지만 이번 성공에 따라 공세전략으로 돌아설 전망이다.
반면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번 참패로 집권 2년차에서 중요한 고비를 맞이했다. 글로벌 위기, 국내 경기회복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각종 경제개혁 작업에서 힘을 보강된 야당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진보진영은 막판 단일화에 성공하며 울산 북구에서 귀중한 한 표를 거뒀다. 힘을 얻은 민주당이 진보진영과 연합전선을 펼칠 경우 한나라당에 큰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장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한 굵직한 경제법안들의 추진에 경고등이 켜졌다. 4월 임시국회는 경제법안 처리에 주력했지만 한국은행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지 못했다. 국회는 9월 정기국회 전까지 기획재정부 등 정부 수정안을 다시 제출받은 뒤 한은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게다가 여야는 6월 임시국회에서 신문과 방송 겸업 허용을 핵심 내용으로 한 미디어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대기업의 지상파 방송 참여를 놓고 야당은 재벌언론의 방송 장악, 친 정부 성향의 방송 출현 등이 우려된다며 강력 저지할 태세다.
이번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기대 이하의 참패를 당함에 따라 6월 임시국회에서 이같은 현안들의 추진에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번 재보선에서 기대 이하의 결과를 냄에 따라 각종 개혁법안을 주도적으로 처리할 기회를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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