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운데 은행은 확정급여형(DB)형에서 2조226억원의 적립금을 운용해 전체의 41.5%를 차지했고 생보사는 1조9735억원(40.5%)으로 시장을 양분했다. 증권사는 4895억원(10%)에 그쳤다.
DB형은 회사가 퇴직연금의 운용 결과를 떠안는 구조라서 안정성이 부각된 은행, 보험사가 상대적 우위를 점했다.
반면, DC형에선 증권사 점유율이 2위로 뛴다. 은행은 DC형에서 1조308억원으로 전체의 56.5%를 차지했고 증권사가 4129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22.6%를 가져갔다. 생보사는 이 분야에서 3014억원(16.5%)에 머물렀다.
DC형은 퇴직금 운용을 근로자 스스로 선택하는 '장기 투자' 성격이므로 사업자의 상품 운용과 설계 능력에 초점이 맞춰진다. 따라서 투자 성향이 강한 증권사의 경쟁력이 부각된다.
이러한 경향은 증권사의 시장 점유율을 봐도 유추할 수 있다. 계열사로 대형 자산운용사를 두고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증권업계에서 각각 점유율 21.4%와 15.9%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퇴직연금이 자산운용시장의 성장과 궤를 같이 점에서 향후 증권사의 선전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종태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서비스팀장은 "퇴직연금 초기엔 대형 법인들이 DB형을 위주로 가입했다가 1년이 지나면서 근로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DC형을 추가로 도입하고 있다"며 "퇴직연금의 도입 취지로 볼 때 근로자 스스로 선택하는 DC형이 적합하기 때문에 미국에서도 점유율이 50%를 넘는 등 성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 사업자는 연금을 운용할 상품 구성은 물론이고 근로자의 자산설계를 돕거나 기업의 퇴직연금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애프터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DC형의 경우 근로자의 자산배분을 위해 개인별 맞춤식 모델포트폴리오(MP)를 제공하거나 분할 매수 시스템을 서비스한다. 또 DB형의 경우 사업자들은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발맞춰 앞으로 바뀔 퇴직급여 부채 산정 방식을 적용한 연금 회계정보 서비스를 기업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또 미래에셋은 지난 2005년말 그룹내 독자적인 퇴직연금연구소를 만들고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6월부터 퇴직연금연구소를 본부 조직으로 신설, 제도 연구와 정기 간행물을 포함해 기업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퇴직연금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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