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사, 칭다오조선소 부실 2000억원

더벨 박준식 기자 | 2009.04.29 07:00

중국 조선소 자회사 부실누적으로 실사연장..매각價 산정 '암초'

이 기사는 04월28일(10:0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종합상사 매각을 위한 후보실사 결과, 지분 90%를 보유 중인 칭다오조선소 등의 부실로 인한 우발채무가 최소 2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예상 밖의 우발채무를 이유로 BNG스틸과 현대중공업, 큐캐피탈 등 현대상사 인수 후보들은 실사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수 후보들은 실사과정에서 발견한 칭다오조선소의 부실과 현대상사가 보유 중인 철강재의 재고 평가손실 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칭다오조선소의 경우 실사 이전까지는 자원개발 사업과 함께 무역상사의 신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실제는 부실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경영능력이 없는 무역상사가 해외에서 경쟁력이 없는 선박들을 저가에 수주해 품질이 완벽하지 못한 제품을 만들면서 우발채무를 잔뜩 늘려놓았다"며 "(현대상사 인수시) 최소 2000억원 이상을 조선 사업에 쏟아 부어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사는 지난 2002년 국내 비조선업체로는 최초로 740만 달러(약 70억원)를 투자해 중국 칭다오의 '링산' 조선소를 인수했다.

조선경기 활황에 편승해 현지의 값싼 노동력을 공급받고 선박용 엔진 등 핵심 기술은 국내에서 조달하는 전략으로 기술력이 크게 필요치 않은 중소형 선박을 수주했다. 무역업의 한계를 제조업의 틈새시장에서 극복하겠다던 복안이었다.

그러나 순항하는 듯 보였던 이 사업은 지난해부터 회사 실적을 잠식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세계 조선업 경기가 금융위기로 급락하면서 수주가 끊겼고 원자재 가격 급등락으로 인해 건조 중인 선박의 마진폭도 불안정해지면서 무역 본업과 자원개발로 인한 현금 유입분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실제 지난 2007년 94억원 수준이던 칭다오조선소의 장부가액은 지난해 마이너스 85억원(순자산가액 기준)으로 반전됐다. 같은 시기 취득원가도 169억원에서 452억원으로 늘어났다. 회사 측은 이에 따라 지난해 미반영 지분 변동액 약 81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했다. 지난해에만 400억원 이상의 손실이 계상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수주한 선박을 건조하면서 발생할 손실 1000억원(3년 치 예상)과 약 3000억원 가량의 지급보증액 등에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사가) 원가산출 능력도 없이 20% 이상 저가수주를 감행했다"며 "실사를 거듭할 수록 중국 조선소의 잠재부실이 늘어나 기업가치 평가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사업 부실과 함께 철강 재고분 평가손실도 잠재부실로 지적되고 있다. 삼각무역을 기본으로 하는 현대상사의 철강 사업비중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62%(1조7611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 총이익은 45.45%에 달한다.

하지만 금융위기가 실물로 전이되면서 중국 등 신성장국들의 철강 수요가 급감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이어지면서 이미 확보해둔 재고의 평가손실도 기말에 부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다.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원자재 무역의 사업 위험도가 증가하면 기업 가치는 하락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상사가 최근 2~3년간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올해부터는 조선업 부실과 무역업 리스크가 반영돼 전망이 부정적"이라며 "인수 후보들도 이를 주의하고 있어 3000억원을 웃돈다던 예상 인수액은 절반에도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 매각 주관사 측도 후보들의 추가 실사요구로 당초 다음달 6일로 예정됐던 본 입찰 일정을 13일까지 연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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