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닥 황당'사이드카' 언제까지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9.04.28 18:10
28일 오전 11시40분. 이날 거래가 전혀 없던 코스닥 선물시장에서 1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체결가는 전날 종가(1280.00)보다 80.00포인트(6.25%) 급락한 1200.00.

선물가격이 전날보다 6% 이상 떨어져 1분간 지속되자 코스닥시장에선 곧바로 '급락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이후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도 정지됐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날 보다 1% 남짓 내린 500.67 수준을 가리키고 있었다. 현물 시장에선 정상적 거래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비정상적인 선물 1계약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사이드카가 발동된 셈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개인 거래자의 실수인지 의도적인 주문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비정상적인 거래임엔 틀림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런 황당한 경우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해 코스닥시장에선 글로벌 위기로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지면서 모두 26번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특히 지난해 코스닥시장의 사이드카 19번 중 4번이 이날처럼 단 1계약으로 인한 것이었다. 지난 2월6일엔 코스닥지수가 상승 중인 상황에서도 선물 1계약으로 급락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 '사이드카 무용론'까지 나오는 게 무리는 아니다. 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된 제도가 오히려 투자정보를 왜곡해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금융위원회는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제도 개선안이 나오긴 힘들 것 같다.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위와 계속 논의 중이고 제도 개선을 위한 증권연구원 용역이 6월쯤 나오면 하반기쯤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코스닥지수는 사이드카 이후 악재를 키우며 5% 넘게 급락 마감했다. 그러자 시장에선 "황당한 급락 사이드카에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게 아니냐"며 "현물시장 안정을 위한 제도가 오히려 현물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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