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보다 훨씬 빠른 SI"

머니투데이 백경훈 기자 | 2009.04.28 16:20

(종합)WHO, 4단계로 격상..백신 개발 당장은 불가

'돼지 인플루엔자(SI)'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지난 2003년 사스는 홍콩과 중국에서 발견된 후 한 달여만에 30여개국으로 퍼졌다. 하지만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만큼 확산에 일정한 시간이 걸렸다.

반면 SI는 멕시코에서 발병했지만 국제 인적 교류의 중심인 미국에서 감염자가 나타나 파급속도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다.

불과 며칠 만에 2000명에 가까운 환자가 발생했고 28일 오후 현재(한국시간) 15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률이 10%에 육박하는 셈이다.

호세 앙헬 코르도바 멕시코 보건장관은 27일(현지시간) SI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 수가 149명에서 152명으로 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망자들이 전국 10개 주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멕시코 정부는 이날 멕시코시티 인근으로 제한했던 휴교령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또 현재까지 SI 의심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이 멕시코에서만 2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멕시코 보건 당국은 환자 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감염자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뉴욕 주에서 감염자가 추가로 확인돼 미국 전체 SI 감염자는 뉴욕과 오하이오, 캔자스,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5개 주 50명이 됐다.

하루 전 20명에 불과하던 게 2배 이상 늘어난 것. 현재 검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환자 수는 더 늘어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한편 전날까지 아시아 지역에서만 발견되지 않았던 SI는 28일 국내에서 SI 의사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사실상 전 세계적인 확산이 이뤄졌다.


이에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7일(현지시간) SI 전염병 경보 수준을 3단계에서 4단계로 격상시켰다.

로이터 통신은 SI에 대한 경보를 총 6단계 중 4단계 상향한 것은 인체 감염이 지속적으로 일어나 대유행(판데믹.Pandemic)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WHO는 이날 발표문을 통해 "이미 바이러스가 확산돼 국경 봉쇄 등을 통해 돼지독감 발병을 막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현재로써는 전염병 확산을 진정시키는 방안에 주안점을 둬야한다"고 밝혔다.

WHO는 이어 세계 각국에 국경 폐쇄, 해외여행 통제 등의 조치를 취하지 말 것을 권장하고, 다만 돼지독감 의심 증상을 보이거나 전염병에 취약할 수 있는 환자 등에 대해서는 해외여행에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WHO는 돼지독감이 전 세계에서 약 1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1968년 '홍콩독감' 이후 최악의 전염병이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상황을 주시할 계획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같은 날 백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SI가 기존 백신으로는 예방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존의 독감(인플루엔자) 예방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경우 증상이 완화될 수는 있으나, SI 감염을 막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현재 확인된 SI는 'H1N1'형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기존 계절성 독감 백신이 H1N1형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SI의 경우에는 유사한 H1N1형 바이러스임에도 불구하고 백신이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멕시코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의학자들은 SI의 인체 간 감염속도가 빨라 '판데믹(인플루엔자 대유행)'으로 번져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CSL,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노바티스, 백스터, 메디뮨 등 최소 20개 이상 제약사들이 독감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현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돼지독감 백신의 생산에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영국 레스터대학의 백신전문가 칼 니콜라슨 교수는 "돼지독감이 '판데믹'으로 번질 경우 한 차례 전 세계적인 유행이 지나간 뒤에야 백신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 때 백신을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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