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특근·잔업 "오랜만이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9.04.28 18:18

소비진작 기대감↑·신차효과… "낙관은 이르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잔업과 특근이 5개월여만에 부활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맞아 지난 연말 대부분 라인에서 잔업과 특근을 없앤 바 있다.

쏘렌토R, 에쿠스 등 신차 출시 효과, 자동차 세제지원 효과 등이 겹쳐 내달 자동차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쏘울·카렌스 등의 수출도 호전되고 있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자동차는 내달부터 수출용 쏘울·카렌스를 생산하는 광주 1공장의 잔업을 주야 2시간씩 모두 채우고 5개월 만에 토요일 특근도 월 4회 실시할 계획이라고 노조에 통보했다. 신차 '쏘렌토R'을 생산하는 화성 1공장은 이미 지난 27일부터 잔업을 시작해 주야 각 10시간씩 풀가동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신형 에쿠스 출시 이후 울산 5공장에서 잔업과 월 4회 특근을 이어가고 있다. 아산공장(그랜저, 쏘나타)은 27일부터 잔업을 시작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이날 "'쏘울'과 '카렌스' 등이 해외시장에서 선전하고 있고 내수시장에서 신차에 대한 반응이 좋아 가동률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출시한 '쏘렌토R'은 이미 계약건수가 4500대를 넘어섰고 '에쿠스'도 최근까지 하루 평균 70대 이상 계약, 누적건수 6300대를 돌파했다.

상용차 생산도 늘고 있다. 기아차 광주 3공장(봉고)은 내달부터 특근을 부활시킬 예정이다. 현대차 울산 4공장(포터)도 최근 수요 증가에 힘입어 27일부터 5개월 만에 주야간 10시간 생산체제로 돌아섰다.

현대차는 오는 2분기 공장가동률을 현재 70%선에서 8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른 완성차업체들도 조금씩 판매생산 현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이달 들어 꾸준히 계약이 늘고 있다"며 "자동차산업 지원안이 실시되는 5월에는 판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GM대우 측도 "아직 판단은 이르지만 미세한 판매회복 조짐은 보인다"고 밝혔다.

법정관리중인 쌍용차도 이번 달 판매량이 지난 1월보다 2배가량 늘어난 3500대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쌍용차는 내달 6일부터 두 달 반 만에 1교대에서 주간 2교대(8+8시간) 근무로 복귀할 방침을 노조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업체 근로자들에게 이번 5월 '황금연휴'는 남의 얘기가 됐다. 지난연말이나 설 명절 등을 전후해 장기휴무를 실시하던 때와 사정이 딴판이다. 현대·기아차와 쌍용차는 '빨간 날'만 쉬고 4일 정상 출근한다. GM대우와 르노삼성은 4일까지 쉬지만 앞뒤로 추가 휴무는 없다.

자동차 시장에 봄이 찾아온 것일까. 업계 전문가는 낙관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지적한다. 신차를 중심으로 판매가 나아지는 건 분명하지만 본격적으로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아산공장 잔업의 경우 노조 집행부 보궐선거에 따라 생산 시간을 보충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마케팅비 부담이 여전한데다 가동률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화환율이 하락할 경우 완연한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미국 신용카드 연체율이 계속 올라가고 실업자 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가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섣부른 낙관보다는 근본적 체질강화를 위한 원가경쟁력 향상에 힘써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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