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이후 단기급등하며 가뜩이나 조정론이 나오던 와중에 찾아온 악재에 화끈하게 화답한 셈이다.
코스피지수는 28일 전날에 비해 39.59포인트(2.95%) 급락한 1300.24를 기록했다. 4월 들어 최고 하락률을 작성했다. 3거래일 연속 내림세도 이어갔다. 코스닥지수는 5.26% 급락하며 지난 1월15일 5.84%하락에 이어 연중 2번째 하락률을 나타냈다.
국내증시가 화끈하게 하락한 것은 장후반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전해진 미국정부의 '스트레스 테스트' 관련 소식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BoA와 씨티그룹에 수십억 달러의 추가 증자를 요구했다. 다음달 4일 발표되는 스트레스 테스트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들 대형은행에 증자를 요구한 것은 외국인들의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치기에 충분하다.
자본 확충을 요구받으면 증자와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잠잠해지는 것으로 여겼던 금융위기의 불씨가 다시 번질 지 모른다는 우려는 외국인들을 자극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순매수를 유지하다 자본확충 소식이 들려오면서 급격하게 매도우위로 태도를 바꿔 584억원의 순매도로 장을 마쳤다.
최근 17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를 이어오던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이 매수우위에 방점을 찍으면서 급락을 저지했지만, 외국인의 자세가 바뀌면서 코스피지수도 3% 가까운 급락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발표되는 다음달 4일까지 국내증시가 단기적으로 조정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돼지인플루엔자 확산에 의한 글로벌 소비감소 우려하는 복병이 겹치면서 조정이 예상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잇다.
다만 미국 대형은행에 대한 자본확충 요구는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증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오히려 빠른 시일내 자본확충에 성공하면 체질개선이 이뤄져 시장에 긍정적인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외국계증권사 관계자는 "BoA와 씨티그룹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자본확충 요구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 발표를 앞둔 시점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수박에 없다"며 "하지만 빠른 기간 내 자본확충에 성공한다면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으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욱 중요한 부분을 스트레스 테스트 발표 이후 예정된 1조달러에 이르는 민관합동펀드의 동향임을 강조했다. 부실 부분의 규모와 가격 결정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글로벌증시의 향방이 가려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도 "스트레스 테스트는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수십억 달러 때문에 미국 정부가 대형은행들의 파산을 손놓고 앉아서 보고 있지만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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