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 불씨 '펀드런'으로 번질까?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 2009.04.28 13:28
- 주식펀드 환매 증가...이달 4600억 이탈
-"개인 적립식 정착으로 펀드런 가능성 낮아"


최근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식형펀드의 환매가 꾸준히 계속되면서 ‘펀드런(대량환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펀드 손실로 실망한 투자자들이 증시 상승세를 틈타 펀드시장에서 대거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식형펀드의 환매는 코스피지수가 1300선에 안착한 4월초부터 집중되고 있다.

증시 오르면 펀드 환매도 늘어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전체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139조962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1조1181억원 감소했다. 특히 설정액 감소는 증시가 상승기에 집중됐다.

코스피지수가 1100선에서 1200선으로 올라선 지난 1월과 2월 전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각각 9770억원, 1조1379억원이 감소했다. 이후 3월 들어 코스피지수가 다시 1000선이 깨지자 설정액은 오히려 1조4582억원 증가했고, 이달들어 재차 1300선에 안착하면서 4614억원이 줄었다. 증시가 오르면 펀드 환매가 늘고, 떨어지면 오히려 돈이 들어오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통상 증시 상승기에 펀드에 돈이 유입됐지만 올들어 상황이 바꼈다”며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본 펀드투자자들이 증시가 오를 때마다 손절매하고, 손실 만회를 위해 주식시장으로 이동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펀드런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것도 증시가 강세를 띌수록 펀드 환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코스피지수가 1450선을 넘어설 경우 대규모 펀드 환매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지난 2006년 이후 공모형 주식형펀드에 유입된 자금의 평균 코스피지수대는 1400~1450선이었다”며 “최근 손절매성 펀드 환매가 늘고 있는 것도 증시 상승으로 손실폭이 작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펀드런을 우려하는 배경에는 여전히 불안한 경제상황도 한 몫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언제 또 다시 대규모 손실을 볼지 모른다는 불안한 투자심리가 손절매와 단기차익실현 등 펀드 환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펀드 대량환매는 기우
대다수 펀드전문가들은 최근의 지속적인 펀드 환매에 우려 섞인 시각을 보이면서도 펀드런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중론이다. 코스피지수의 뚜렷한 상승세를 장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데다 공모형 주식형펀드의 경우 적립식 투자문화 정착으로 여전히 견조한 자금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백효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유출세는 입금 규모가 출금 규모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된다”며 “또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 대부분은 개인들의 적립식 투자가 차지하고 있어 수급불안정을 초래할 만큼 자금유출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적립식 펀드인 만큼 오히려 지수의 본격적인 상승세를 확인한다면 개인투자자의 펀드 추가납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밖에도 일련의 펀드 환매는 개인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 국내 주식형펀드와 달리 해외 주식형펀드는 설정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펀드런 우려는 기우라는 지적이다.

박현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증시 상승으로 인한 펀드 대량환매는 논리적으로 가능하지만 최근 자금흐름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최근 펀드 환매를 주도하고 있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도 자금집행이 결정되고 방향성이 잡힐 경우 재차 유입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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