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실적 호조엔 뭔가 있다

머니투데이 이진우 기자 | 2009.04.28 15:23

'혁신DNA' 전파..1분기 '깜짝실적'.."오토넷 합병 통해 제2도약"

"현대모비스 실적 호조엔 뭔가 있다." 현대모비스가 올 1분기에 매출액 2조565억 원, 영업이익 3524억 원이라는 '깜짝 실적'을 올리자 그 비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3.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3.4%나 늘어났다.

4000개가 넘는 미국 자동차부품업체 중 30% 이상이 절박한 재정 부족에 시달리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을 직접 받는 상황이다. 이러한 때 소폭 매출액 감소로 선방하면서 이익을 늘려 타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모비스측은 영업이익 증가가 환율효과, 신차종에 대한 고부가가치 핵심부품 공급 등이 주요인이었지만 혁신 활동이 없었다면 이익 증가에 한계가 분명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현대모비스 모듈생산 라인

◇'혁신DNA’가 경쟁력=현대모비스가 '혁신'을 경영화두로 삼은 것은 지난해부터. 모든 영역에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와 함께 성능을 높이면서도 원가를 절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국내외 재고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하고, 제품 운송 노선과 방법을 개선해 비용을 줄이는 노력도 병행했다.

현대모비스의 김동진 부회장과 정석수 사장 등 수뇌부들은 올 들어 본사를 비롯, 연구소와 각 사업장을 직접 돌면서 '위기극복 의식 고취'를 주제로 특강했다. 연초 경영전략세미나에서 제기된 '강도 높은 경영혁신'의 필요성을 전사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행보였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 모든 혁신 활동은 '시장'과 '고객'의 달라진 관점에서 시장을 분석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체제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며 "실제 물류 및 재고 개선을 통해 지난해에만 5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미래성장 이끌 ‘기술혁신’에 집중= 현대모비스는 지금까지의 실적호조를 이끈 '혁신 DNA'를 유지해나가면서 기술혁신에 역량을 집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현대모비스의 자동차 모듈부품 기술과 생산능력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일본·독일 등 선진업체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원천기술 확보가 최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시장성장을 주도해나갈 '친환경자동차'와 '지능형자동차' 관련 부품 개발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들의 승부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이에 따라 모듈에 적용되는 핵심부품인 에어백·브레이크 시스템·전자식조향장치 등을 직접 개발 및 생산함으로써 '기능통합형 모듈'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 지능형 자동차, 센서 등 미래 핵심 신기술 개발에도 본격 뛰어들었다. 홍동희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장(부사장)은 “현재 하이브리드자동차용 핵심부품인 구동모터와 통합 팩키지모듈(IPM)의 양산 준비에 돌입한 상태”라며 “이 부품들은 앞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와 연료전지 차에도 적용할 수 있는 공용품”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전자장치를 시험할 수 있는 전자시험동 내부.

◇"현대오토넷 합병으로 시너지 높인다"= 지능형 자동차의 경쟁력 확보에는 '차량전자화'가 필수적이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위해 그룹 내 전장회사인 현대오토넷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이 합병에 대해서는 시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합병은 불확실성 해소와 전장사업의 시너지효과 극대화라는 관점에서 긍적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합병발표 이후 주가는 주식매수 청구가격(현대모비스 7만 9190원, 현대오토넷 3325원)을 크게 상회하는 상승세를 보이는 등 합병에 대한 청신호를 보이고 있다.

정석수 현대모비스 사장은 “이번 합병을 통해 단기적으로 6000억 원에 이르는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신규 전장품 수주와 기존 핵심부품 및 모듈제품의 지능화를 통해 타 완성차업체로의 수출도 30%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번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특유의 '혁신 DNA'를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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