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 기존 백신으로 예방 불가"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9.04.28 08:08

증상완화는 가능…백신 개발에 수년 소요

백신 전문가들은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돼지독감(swine flu)이 기존 백신으로는 예방이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다.

기존의 독감(인플루엔자) 예방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경우 증상이 완화될 수는 있으나, 돼지독감 감염을 막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돼지독감은 멕시코에서만 149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어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사망자를 내는 최악의 전염병 '판데믹'(pandemic)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현재 확인된 돼지독감은 인체에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인 'H1N1'형의 일종으로 추정된다. 기존 계절성 독감 백신이 H1N1형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이번에 발견된 돼지독감의 경우에는 유사한 H1N1형 바이러스임에도 불구하고 백신이 듣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기존 백신을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투여한 실험 결과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는 나타났지만, 예방효과는 없었다고 전했다.

아직 멕시코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의학자들은 돼지독감의 인체간 감염속도가 빨라 '판데믹'으로 번져 장기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노피 파스퇴르와 CSL,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노바티스, 백스터, 메디뮨 등 최소 20개 이상 제약사들이 독감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현 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돼지독감 백신의 생산에는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영국 레스터대학의 백신전문가 칼 니콜라슨 교수는 "돼지독감이 '판데믹'으로 번질 경우 한 차례 전세계적인 유행이 지나간 뒤에야 백신이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 때 백신을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기존 독감 백신조차 맞을 수 없는 빈곤층, 빈곤국의 피해다. 미 보건당국은 전국민의 85%인 2억6100만명에게 독감 예방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지만, 랜드코프의 12월 조사에 따르면 이중 3분의 1만이 백신을 맞았다.

리딩대학의 이안 존스 연구원은 "기존 백신은 돼지독감을 예방할 수 없지만 감염기간을 줄이거나 심각한 증상을 다소 완화시킬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질병통제센터는 현재 이번 돼지독감에 맞는 백신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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