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 변종..인류에겐 대재앙"

머니투데이 백경훈 기자 | 2009.04.27 12:04

멕시코 미국 넘어 유럽, 아시아로 확산

돼지 인플루엔자가 변종이 되면 인류에겐 대재앙이 될 수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가 26일(현지시간) 경고하고 나섰다.

멕시코에서 시작된 돼지 인플루엔자(돼지 독감)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WHO의 이 같은 경고는 공포의 강도를 한층 더 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대륙은 물론 중남미와 유럽 등에서 돼지 독감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전 세계가 '아웃 브레이크'에 떨고 있다. 급기야 미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WHO “변종 출현 가능성” 경고...세계은행 구조금 2억달러 지원

WHO는 돼지 인플루엔자가 진화화면서 지금보다 더 강력하고 위험한 ‘변종 바이러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후쿠다 게이지 WHO 보건 안전 환경 담당 사무총장보는 “돼지 인플루엔자가 변종이 되면 인간에게 대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류와 돼지, 사람의 독감 바이러스가 섞여 변이된 이번 돼지 독감에 대해 WHO는 아직 실체 규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WHO는 손 쓸 틈도 없이 번지는 돼지 인플루엔자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한 번도 소집된 적이 없는 ‘긴급위원회’까지 열었다.

게이지 총장보는 “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와 ‘릴렌자’를 일단 감염 발생국에 제공하기로 했다”며 “동시에 변종 바이러스에 대비한 새로운 백신 개발에도 착수했다”고 밝혔다.

WHO는 28일 회의를 열어 현재 3단계로 유지되고 있는 유행성 전염병 경고 수준을 격상할 지 논의한다.

한편 세계은행은 멕시코에 대해 2억 달러 이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신화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어거스틴 카르스텡 멕시코 재무장관은 “2500만 달러는 당장 필요한 의약품과 의료 장비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것이고 나머지는 장기 구조활동을 펼치는 데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비상사태’ 선포...캐나다서도 발견

미국 정부는 이날 돼지 인플루엔자로 인한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제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미국민들에게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히고, 이에 대한 대응태세에 미국민들이 보다 주의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또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지역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방문객에 대한 검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이번 조치에 따라 전국에서 모두 1200만 주사분량의 독감치료제 '타미플루'를 방출할 방침이라고도 설명했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정부 혼자서만 이번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미국 모든 이들이 저 마다의 책임감을 가지고 확산을 방지하는데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 질병예방센터(CDC)는 미국 전역에서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가 현재 뉴욕 8건을 포함해 모두 20건으로 확인됐으며 향후 추가 감염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리차드 베서 CDC 국장은 "보다 많은 돼지 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해 확산의 추세가 불가피한 상황임을 드러냈다.

CDC는 돼지 인플루엔자의 잠복기가 24시간에서 48시간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틀 정도 시간 내에 더 많은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서는 이날 비상사태 선포시 국민들이 자주 손을 씻고 집안에 되도록 머물며, 만일 본인이 독감증세와 같은 이상증세를 보일 경우 학교 등교나 직장 출근을 삼가고 당국에 알릴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 당국도 이날 동부 노바 스코티아주에서 4건, 서부 브리티시 콜럼비아주에서 2건 등 모두 6건의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됐다.

◇진앙지 멕시코 200명 이상 사망설...브라질서도 의심환자 발생


돼지 독감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 오하카주에서 처음 발견됐다.

멕시코 정부는 26일 현재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81명으로 집계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이는 멕시코 당국의 공식 발표일 뿐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망자가 100명을 훨씬 넘을 것이라는 말이 나돌고 있으며, 멕시코시티 병원에서 감염자를 치료하고 있다는 한 의사는 영국 BBC 방송에 이메일을 보내 200명 이상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시티를 중심으로 현재 1324명의 돼지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내외 여행객들에 대한 통제를 허용하는 특별포고령을 내리는 등 사실상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멕시코 남쪽 브라질에서도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이 의심되는 남성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열흘 전 멕시코시티에서 항공기 편으로 귀국했으며 감기 증세와 함께 근육통을 호소해 현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브라질 보건부가 “돼지 인플루엔자 확산을 우려할 만한 단서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브라질 정부는 전국의 공항과 항만, 국경 지역 등에 대한 검역 강화 조치를 취했다.

◇유럽과 아시아도 예외 못 되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 지역과 이스라엘 뉴질랜드 등에서도 돼지 인플루엔자 감염 의심 환자가 잇따르고 있다.

프랑스 보건부는 멕시코에서 돌아온 여행객 2명의 감염이 의심돼 정밀검진을 받고 있다고 밝혔고, 스페인에서도 이미 발견된 3건의 의심 사례에 이어 3건이 추가로 발생, 의심사례가 모두 6건으로 늘었다.

이스라엘에서는 멕시코 여행에서 막 돌아온 20대 청년이 증세를 호소해 병원에 입원해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무려 13명이 감염자로 의심되고 있다.

뉴질랜드 보건부는 27일 멕시코 여행에서 돌아온 두 번째 학생그룹에서 3명이 인플루엔자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전날 멕시코를 방문하고 귀국한 고등학교 학생 10명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세계 방역 당국 긴장

아직 공식적으로 돼지 인플루엔자가 발생되지 않은 나라들도 방역을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한국은 아직 의심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해외 입국자들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인 방역체제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인플루엔자 확산을 우려해 멕시코와 미국의 일부 주 및 9개 중남미 국가에서 생산된 돼지고기에 대해 26일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

일본은 25일부터 멕시코 직항편을 운행하는 나리타, 간사이 국제공항에서 여행자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으며 총리실 위기관리센터에 정보연락실을 긴급 설치해 안전대책을 협의하고 있다. 파나소닉과 샤프 등 일부 일본 기업들은 멕시코에 대한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중국 보건당국은 25일 밤 인플루엔자 발생 지역에서 돌아온 여행자가 독감증세를 보일 경우 즉각 신고하라는 긴급 통지문을 발표했으며 호주 정부의 보건 책임자들은 26일 긴급회의를 열고 바이러스 차단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2003년 사스 사태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홍콩도 비상 검역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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