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독감 공포 전세계로 확산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9.04.26 15:28
돼지독감(swine flu)의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빠른 전염 속도와 파괴력에 놀란 세계보건기구(WTO)가 '긴급 사태'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신종 돼지독감의 출현으로 25일까지 멕시코에서는 감염의심 사망자가 81명 발생했고 미국에서도 십여 명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형 독감 출현이 확인된 지 며칠 만에 무서운 속도로 피해가 확산되면서 멕시코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금융위기와 마약전쟁으로 멕시코의 여행, 소매업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돼지독감이 심각한 경제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멕시코 81명 사망…美 각 지역서 감염자 발생
미국에서도 돼지독감의 출현이 확인됐다. 25일 미국 뉴욕시 보건당국은 퀸즈 지구의 사립고등학교에서 100명 이상의 학생들이 두통과 구토 등 증상을 호소했으며 검사를 받은 9명 중 8명에게서 돼지독감으로 의심되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중서부 캔자스주에서도 2명의 돼지독감 감염자가 확인됐고 캘리포니아주에서도 1명이 추가 확인되는 등 미국 내 감염자는 10명 이상으로 늘었다. 아직 감염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와 발생지역 등을 고려하면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25일 WHO는 국제적인 확산이 우려되는 공중보건상 긴급 사태로 규정하고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WHO의 '긴급 사태' 경보에 세계 각국 정부들은 일요일인 26일 긴급 대응책을 내놓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WHO '긴급 사태' 규정…세계 각국 발 빠른 대응
조류독감 등 기존 바이러스가 혼합된 변종으로 추정되는 돼지독감은 1997년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던 조류독감 사태 이후 최악의 질병재난으로 부상하고 있다. 1968년 '홍콩 독감'이 전세계에서 약 100만 명의 사망자를 낳았던 전례가 있어 각국 보건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WHO가 돼지독감의 위험단계를 6단계 중 확산위험성이 비교적 낮은 3단계로 규정하고 있지만 27일 다시 회의를 갖고 경계경보 수준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져, 이에 따른 대비도 발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아소 다로 총리가 26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마련을 지시하고 총리 직속 상황실을 설치했다.

일본 정부는 WHO의 위험 경고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될 경우 아소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위기대책 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네다 공항을 폐쇄하고 나리타공항의 검역을 강화하는 한편, 돼지독감 의심 입국자를 격리 조치할 계획이다.


아르헨티나는 보건 경보를 선포하고 멕시코를 경유한 입국자 전원에 대해 검역을 실시하기로 했고 홍콩도 공항 검역을 강화했다.

◇멕시코 조기대응 실패로 '사태 확산'…뒤늦게 전국 휴교령
멕시코 보건 당국은 지난 22일 비정상적인 독감이 발생해 전국에서 20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돼지독감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다.

멕시코는 통상 2월말부터 3월초까지 계절성 독감이 발생하지만 4월 이후에도 감염 및 사망자가 속출해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지난 13일 멕시코가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를 확인하고 캐나다 보건당국에 검사를 의뢰하는 동안 감염자는 1000명 이상으로 확대됐다.

23일 오후 돼지독감의 출현 사실을 확인한 멕시코 정부는 뒤늦게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전국 3만 개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미술관, 박물관 등 공공시설의 폐쇄 조치가 뒤따랐고 공포에 질린 시민들도 문을 닫아걸고 집에서 칩거하는 상황이다.

◇사망자 대부분 젊어…'100만 명 사망' 홍콩독감 재현 우려
멕시코 보건 당국은 돼지독감 감염의심 사망자 대부분이 25~45세로 젊고 건강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심각한 피해를 낳았던 홍콩독감과 유사해 우려를 낳고 있다.

돼지독감은 조류독감과 같이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체에 감염 가능한 형태로 변형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3년에 유행한 H5N1형 바이러스의 경우 인체에는 면역력이 없어 사망률이 60%에 달했는데, 보건당국은 이 바이러스의 변종일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돼지독감의 경우 멕시코에서는 희생자가 늘어나면서 피해가 커지는 반면 미국에서는 감염자들의 증상이 경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멕시코에서 과거 수 주간 확산된 것으로 볼 때 이미 일본에 상륙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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