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전 미분양 CR리츠의 딜레마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04.26 14:40
- 건설사, 배당수익 부담 불가피해 참여 저조
- 몇몇 증권사, 이익 사후정산하는 펀드 전환

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CR리츠)를 통한 준공전 미분양아파트 매입이 딜레마에 빠졌다. 건설사들이 CR리츠 운영비와 배당수익 등을 부담하기 어렵다며 참여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투자자에게 배당수익을 줘야 하는 리츠보다 이익을 만기때 사후정산하는 미분양펀드 출시를 검토 중인 곳도 나오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한주택공사와 대한주택보증이 준공전 미분양아파트에 투자하는 CR리츠의 금융주간사를 공모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상품 출시가 활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CR리츠에 미분양아파트를 매입할 계획이 있는 건설사는 5개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건설사들로부터 환영을 받아야 할 준공전 미분양아파트 매입이 건설사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은 CR리츠 운영비와 배당수익 등을 건설사들이 모두 떠안아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출시된 준공후 미분양아파트에 투자하는 CR리츠의 경우 건설사들이 후순위 출자 30% 외에 리츠 운용비용 20%를 추가로 출자해야 한다.

특히 이번 CR리츠는 준공전 미분양아파트여서 준공 후처럼 전세 등의 임대수익조차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요구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서는 건설사가 배당수익과 리츠 운영비용 등을 희생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참여의향을 묻고 있지만 자신들에게 불리한 상품구조라는 점을 이미 파악, 참여를 꺼리고 있다"며 "이대로라면 상품 출시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CR리츠에 대한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함에 따라 일부 금융기관은 미분양펀드 출시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펀드는 리츠와 달리 이익을 펀드 만기때 사후정산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CR리츠와 다를 게 없다. 만기에 부동산시장이 살아나 집값이 오른다면 투자자나 건설사 모두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주공이 매입약정을 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손실이 나지 않는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는 건설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미분양펀드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며 "미분양아파트 매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도 중요하지만 건설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준공전미분양에 투자하는 CR리츠의 금융주간사 공모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해 금융기관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건설사로부터 편입대상 미분양주택을 신청 받아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주공은 오는 30일까지 금융기관으로부터 제안서를 접수받아 다음달 4일 우선협상대상 기관을 선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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