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안채 '낱장' 신세 면한다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4.23 15:54

매주 새로 발행하다 2개월간 영속성 부여…유동성 개선

한국은행이 통화관리 수단으로 발행되는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이 낱장 발행신세를 면한다. 국채와 비슷하게 일정기간 채권을 같은 회차로 묶어 통합발행, 단위당 발행량을 높였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은 통안채의 경우 안정성이 국고채와 비슷하면서 유동성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았던 점이 개선돼 금리 하락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오는 6월1일부터 '통화안정증권 발행제도 개선'을 통해 통안채 2년물의 통합발행과 조기상환을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통합발행은 일정기간 동안 추가로 발행하는 통안채의 경우 표면금리와 만기 등 발행조건을 일치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그간 통안채는 발행할 때마다 만기와 금리가 다른 새 물건을 내놓아 종전에 발행했던 채권이 '헌 물건' 취급을 받아 시장에서 외면 받는 경향이 있었다.

통합발행으로 이달에 만기 2년짜리 통안채를 발행했다면 다음 달은 금리가 같으면서 만기 1년11개월짜리로 발행하는 구조로 바뀌게 된다. 기간이 지난만큼 만기가 짧아진 셈이므로 같은 채권인 셈이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자동차를 샀는데 다음달에 모습만 살짝 바꾼 신형을 내놓으면 이전 모델은 이내 구형이 돼 중고차 시장에서 제 값에 팔지 못하는 것처럼 매주 새롭게 찍어내던 통안채를 2개월간 영속성을 부여해 유동성을 높여줬다"며 "통안채 금리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은이 발행하는 통안채는 사실상 국채처럼 국가의 신용위험과 직결되면서도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점 때문에 금리가 국채에 비해 높았다. 22일 기준 만기 1년짜리 통안채 금리는 2.51%로 국고채 1년물 금리 2.39%에 비해 0.12%포인트 높았다. 유동성 리스크가 반영된 셈이다.

또 한은이 유통이 되지 않는 통안채를 흡수하기 위해 조기상환제를 실시키로 한 점도 긍정적이다. 투자자들도 통안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고 보고 매수 의지를 보였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장은 "통합발행과 조기상환은 전부터 시장에서 요구했을 정도였기 때문에 이번 조치로 통안채의 투자매력이 높아져 국고채와 금리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만기 6개월짜리 통안채를 위주로 발행한 가운데 2년물의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앞으로 2년물 발행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단기 유동성을 흡수하면서 만기를 좀 더 분산시켜 한은의 유동성 조절을 원할히 하려는 의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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