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홈피폐쇄 선언 "제가 할 일은 사죄"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09.04.22 18:43

"무슨 말을 하더라도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 살 것"

↑ '사람사는 세상' 메인 홈페이지.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2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며 홈페이지 폐쇄를 선언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상 더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다. 저는 이미 민주주의, 진보, 정의, 이런 말을 할 자격을 잃어버렸다"며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곳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도덕적 명예가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지만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어 앞질러 가는 검찰과 언론의 추측과 단정에 반박도 했는데 정상문 비서관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이 됐다"며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고 줄여드리고 싶었고 저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 지금까지 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계신 분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다"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다"며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이고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은 친형 건평씨 사건과 관련,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고 설마하던 기대가 무너진 다음에는 사과드리려고 했습니다만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다"며 "'형님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감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런 변명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오늘 아침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다"며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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