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코스피, 힘이 달리는 원화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4.22 16:37

원/달러 환율 하락, 코스피 지수 상승세에 밀려

최근 원/달러 환율과 코스피 지수가 그리던 '데칼코마니'(대칭 무늬) 작품이 깨졌다. 코스피 지수 상승세를 환율 하락세가 쫓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과 코스피 지수는 지난 달부터 이달 초까지 정반대의 방향성을 가지면서 비슷한 등락폭을 보였다. 지난 8일 코스피 지수가 38포인트 내리자 원/달러 환율은 32원 올랐다. 앞서 2일에는 코스피 지수가 43포인트 급등하고, 환율은 45원 급락했다.

지난달 2일부터 이달 8일까지 환율과 코스피 지수가 10단위까지 등락폭이 같았던 날은 5일에 이른다. 또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243.26포인트(종가기준) 올랐고, 원/달러 환율은 215.8원 내렸다.

하지만 지난 9일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코스피 지수가 54.28포인트 오른 9일 환율 하락폭은 32원에 그쳤고, 이튿날에는 코스피 지수가 19.69포인트 상승했는데도 환율이 10.5원 올랐다. 9일부터 22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39.67포인트 오르고, 환율 역시 26원 상승했다.

22일에도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19.21포인트(1.44%) 오른 1356.02에 장을 마감했지만, 환율은 1원(0.07%)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날 환율 종가는 1348.5원으로 1300원대 중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와 환율의 상관관계가 여전하지만 코스피 지수가 예상 이상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의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지금 환율 등락 범위에서 수급이 어느 정도 맞아 들어가고 있다"며 "1300원선에 대한 지지 심리가 강한 만큼 환율 하락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효근 대우증권 경제금융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은 유동성의 힘과 상승 기대감 때문에 조정을 받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반면 환율은 해외시장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하단이 막혀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 하락세가 코스피 지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정 팀장은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였고, 1200원대 환율을 부담스러워 하는 심리가 강하다"며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 팀장도 "은행권이 외화조달을 수월하게 하는 등 금융권의 리스크 감소가 환율의 1차 하락을 끌어냈다면, 2차 하락은 수출 회복이 전제돼야 할 것"이라며 "수출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당분간 박스권 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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