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강호순이 남긴 사이코패스 광풍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 2009.04.22 15:42

올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가장 강력한 단어는 '사이코패스'다. 지난 1월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범죄 행각이 드러나면서 시작된 사이코패스 광풍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법원도 사이코패스에 대한 경종을 울리기라도 하듯 22일 열린 1심에서 강호순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녀자 10명을 참혹하게 살해하고도 반성은커녕 죄책감도 느끼지 않고 있다"며 강호순을 엄벌에 처했다.

강호순 사건은 법원의 사형 선고로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강호순을 통해 오버랩되는 사이코패스 현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특히 최근 몇년 동안 잇따르고 있는 사이코패스형 범죄는 국민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실제로 강호순 사건을 비롯해 최근 발생한 일련의 강력 범죄 추이를 보면 과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발견할 수 있다. 생계형 범죄나 원한 관계에 의한 범죄보다 '묻지마식' 범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이코패스형 범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일반인들의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호순의 경우에도 특별한 이유 없이 부녀자들을 살해했다.

반사회적인격장애자의 불특정 다수를 향한 증오범죄로 여성들은 '낯선이 공포증'을 느끼기도 했다. 최근 충북 청주에는 여고생 등이 연쇄살인 당했다는 근거없는 괴담이 퍼졌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사이코패스를 다룬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책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시류에 편승한 상술일 수도 있으나 그만큼 사이코패스형 범죄가 사람들에게 깊이 각인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남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반인들에게 사이코패스를 정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처럼 일고 있는 사이코패스 광풍이 단순히 일회성 이슈로 끝나서는 곤란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사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곽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이코패스에 대해 체계적이고 단계적인 연구가 진행돼 한국 현실에 맞는 대책을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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