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의도 파악 실패, 헛물켠 대표단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9.04.22 08:56

"개성공단 관련 특혜 전면철회" vs "PSI는 인류안전 위한 보편적 가치"

북한의 제의로 이명박 정부 들어 처음으로 성사된 남북 주무당국간 접촉에서 우리 정부의 준비 및 대응에 미흡한 점이 속속 확인됐다.

남북 양측 대표단은 지난 21일 내내 양측 연락관 간 실무사항을 논하기 위한 예비접촉만 7차례 가진 끝에 저녁8시35분경 본 대표간 접촉을 시작했지만 22분만에 대화를 끝냈다.

이날 양측 연락관들은 오전9시30분부터 오후6시30분까지 거의 매 1시간마다 예비접촉을 통해 양측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예비접촉을 통해) 우리 대표단이 북측의 속내를 알아가는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본 대표단 간 접촉에서 우리 측은 북측의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모습이다.

북한은 '개성공단 관련 기존계약 전면 재검토 및 이에 관한 협상 개시' '남측에 줬던 개성공단 관련 모든 특혜 철회' 등 사항을 통보한 데 대해, 우리 측은 '정치·군사적 긴장조성행위 즉각 철회' '북측이 지난해 12월1일 취한 육로통행 및 체류 제한조치 철회' '우리 국가 원수에 대한 비방·중상 즉각 중지' 등 사항을 전달했을 뿐이었다.


또 우리 측 대표단은 '북측 근로자에게 탈북을 종용했다'는 혐의로 지난달 30일부터 장기 억류돼 있는 현대아산 직원 유 모씨를 접견하는 데도 실패했다. 북측은 "이번 접촉과 무관한 사안"이라며 '유 모씨 접견 및 신병인도'를 요구한 우리 측 요구를 일축했다.

이에 우리 측은 '개성공단 출입·체류 문제 등 남북현안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차기 접촉'을 제의했지만 이에 대한 북측의 답변은 없었다.

한편 북한 중앙특구개발 지도총국은 지난 16일 우리 측 개성공단 관리위원회에 보낸 통지문을 통해 '중대 문제를 알릴 필요가 있으니 관리위원장은 개성공단과 관련한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와 함께 21일 개성공단으로 오라'고 밝히기만 했을 뿐 북측 참가자 명단은 물론 구체적 의제도 명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지난 21일 "이명박 정권은 대북 문제를 다루는 데 쓸개가 빠질 대로 다 빠져버린 것 같다"며 "최소한 대화 상대방이 누구인지 대화의 의제가 무엇인지 정부는 알고 가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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