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하는 브리핑 우리도 고문입니다"

서동욱 기자, 장시복 기자 | 2009.04.21 17:46

박연차 수사브리핑 정치권 비난, 검찰도 할말 있어...

"매일 하는 브리핑, 제게는 고문입니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의 언론 창구역할을 하는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이 내놓은 말이다.

여당 대표가 '날마다 하는 브리핑이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역공의 기회를 준다'며 비판하고 야당 대표는 '편파수사'라며 비난하는 상황에서 나온 푸념이다.

홍 기획관의 이런 입장은 수사팀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14일 본격 수사에 착수한 이후 자정 이후 퇴근이 다반사일 정도로 강행군을 하고 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수사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 측도 '검찰이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을 언론에 공표하고 있다'며 피의사실 공표죄를 따지기 위한 자료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브리핑 시간의 '무거움'은 더해가고 있다.

정치권은 물론 조사 대상 모두에게 비난받은 상황이 수사팀으로선 유쾌할 리 없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브리핑은 매일 오후3시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수십명의 취재진 앞에서 진행된다.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이 넘어가며 소환된 인사가 누구인지, 구속영장이 누구에게 청구됐는지 등의 설명이 긴박하게 이어진다.


전직 대통령이 소환될 중대 사건인 만큼 이 시간 오가는 얘기는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홍 기획관의 입에 정치권은 물론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리는 것이다.

그런 만큼 '피의사실 공표'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려는 수사팀과 하나의 '팩트'라도 더 얻어내려는 취재진 사이에 불꽃 튀는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혐의 내용을 끝까지 밝힐 수 없다"는 홍 기획관의 말에 선문답은 계속되고 "이 정도도 확인해 줄 수 없느냐"며 얼굴 붉히는 상황까지 연출된다.

홍 기획관은 "보도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국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 하는 브리핑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이 많다"며 "상황이 이렇다면 소극적으로밖에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 입장에서 보면 정치권의 발언은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으로도 비칠 수 있다.

정치권의 비판 외에도 '알권리 충족과 피의사실 공표'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검찰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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