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조선사, 유동성 위기 가능성 높아져

더벨 안영훈 기자 | 2009.04.19 17:22

매출채권 증가, 공정·계약선수금..영업현금 악화

이 기사는 04월17일(16:3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이 수주감소와 운전자금 부담 등으로 영업현금흐름이 악화되면서 유동성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해운 경기 침체로 자금사정이 여의치 않은 선사들이 선수금을 지연하거나 계약 취소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중소 조선사들을 더욱 어렵게 할 전망이다.

◇지난해 매출 성장은 '마지막 만찬' 격

한국기업평가가 16개 국내 중소형 조선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이 대부분 전년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 매출 5000억원 이상 조선사도 2007년 1개사에서 7개사로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개선되는 모습으로, 영업적자 5개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전년대비 3~75%p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성장은 '마지막 만찬' 격이다. 조선경기가 한창 호황인 시절에 수주해 놓은 물량이 매출로 나타났지만 향후 먹거리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정상훈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중소형 조선사의 매출, 영업이익률 증가는 선박수주·건조·인도간의 타임 랩 효과에 따른 것으로, 신규수주가 호조를 이뤘던 지난 2006~2007년의 영업효과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업수지 개선과 반대로 영업외수지 적자폭은 크게 증가했다. 16개사의 2007년 영업외수지 적자규모는 50억원 이하였지만 2008년에는 성동조선이 190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1000억원대 기업만 5개사에 달했다. 일부에서는 영업외수지 적자가 영업이익을 초과하기도 했다.

정 연구원은 "최근 몇년간 조산사들은 신규수주 호조로 유입된 선수금을 바탕으로 현금유동성을 확보해 왔기 때문에 외부차입금 사용에 대한 금융비용 부담이 낮았다"며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영업외수지 적자가 커졌다는 것은 지난해 키코(KIKO) 등 투기적 오버헤지에 따른 손실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신규 수주 줄고 운전자금은 증가


6개 조선사를 제외(2개 적자, 4개 미확인)한 모든 조선사의 지난해 수주잔고액은 증가추세를 기록했다. 특히 성동조선 등 7개사의 수주 잔고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상당수 조선사의 경우 실질적인 신규 수주 증가보다는 달러가치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말 달러가치는 전년대비 약 35% 이상 상승했지만 신안중공업(576.5%)과 고려조선(131.9%)을 제외한 나머지 조선사들의 전년대비 수주잔고액 증가율 4.2~59.7%를 기록했다.

반면 운전자금 부담은 증가하고 있다. 해운시황 악화로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은 건조중인 선박에 대한 공정선수금 유입이 지연됐고, 결국 매출채권 규모가 급증했다. 여기에 신규수주가 줄면서 계약선수금의 유입이 전면 중단돼 부담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정상훈 연구원은 "운전자금 부담이 늘면서 중소형 조선사들의 영업현금 창출능력은 저하될 수밖에 없고, 결국 이는 내부유보 현금의 정체 내지는 감소로 이어졌다"며 "결국 조선사들은 순차입금을 늘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로 인해 채무상환 능력저하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채무상환능력 저하될 듯

기존의 수주물량이 있기 때문에 중소 조선사들의 외형성장은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선주들의 자금사정 개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운전자금 부담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 2010년 이후로는 신규수주 감소의 영향으로 건조물량 자체가 감소돼 본격적인 손익저하 상황이 도래할 전망이어서 당분간 조선사의 유동성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정상훈 연구원은 "올해는 매출채권 증가, 공정선수금 지연, 계약선수금 급감 등 3대 악재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이에 조선사들은 보수적인 설비투자로 현금유출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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