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도 울고 갈 '노가다'"

이정흔 기자 | 2009.04.27 06:29

[머니위크 연중기획]IT 재테크 생활백서/ 놀라운 사이버지도

-다음 ‘로드뷰’ 제작자에게 듣는 지도 제작 뒷얘기

“도대체 저걸 어떻게 만들었을까?”

예전에 살았던 동네, 옛날에 다녔던 학교의 운동장까지 지도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선보인다. 게다가 저 화면을 모두 사람이 일일이 360도 특수 카메라가 장착된 차량을 타고 직접 돌아다니며 찍은 것이란다. 전국방방곡곡을 일일이 발로 돌아다니며 지도를 그렸다는 ‘대동여지도’의 김정호가 따로 없다.

다음에서 서비스 하고 있는 ‘로드뷰’. 이를 제작한 업체는 지도와 사진을 결합한 데이터베이스 구축 서비스를 연구해 온 ‘픽스코리아’다. 배영주 픽스코리아 대표는 ‘노가다의 결정판’이었다는 말로 첫문을 열었다.

“사실 100% 자동화된 촬영 시스템을 사용하긴 합니다. 하지만 최종 지도를 제작하기까지 그 이미지를 두번 세번 검토하는 데 사람 손이 많이갈 수밖에 없죠. 고층 빌딩 사이에 숨어있는 골목을 챙기고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 얼굴이나 자동차 번호 등 사적인 정보들을 걸러내는 게 힘들었어요. 밤잠도 못자고 집에도 못 가면서 일일이 사진을 확인하고 지우는 작업을 하다 보니 이걸 왜 하고 있나 라는 생각도 수시로 했죠.”

사람이 직접 찾아가 촬영을 하다 보니 초반에는 말 못할 일화도 많았다. 초기에는 지도 촬영을 나가면 곧잘 신기해하며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다가도, 공공장소에만 들어가면 쫓겨나기 일쑤였다. 특히 부동산 서비스를 위한 아파트를 촬영하는 데는 경비원들의 협조를 얻지 못해 유독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배 사장은 “다음과 협조해 일일이 공문을 작성하고 문 앞에서 사정해 가면서 어렵게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그의 고생담을 듣고 있자니 궁금증이 절로 생긴다. 이렇게까지 고생을 하면서 그가 3D 지도서비스에 열정을 다하는 이유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지도 서비스는 ‘넣는’ 것이 아니라 ‘빼내는’ 것이 중심이 돼야 해요. 얼마나 많은 정보를 담아내느냐가 아니라 그 정보를 얼마나 편리하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거죠. 앞으로 지도 서비스가 어디까지 발전하게 될지 저도 무척 궁금해요.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될 진짜 정보를 담아내려면 이 정도 고생은 충분히 보람 있는 거죠.”

배 사장은 요즘 ‘윤중로 벚꽃 축제’를 촬영하느라 한창이라고 했다. 여의도를 촬영한 로드뷰는 이미 존재하지만 4월 벚꽃이 만발한 윤중로의 계절감을 살리기 위해 또 다시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길이라는 건 시시때때로 변하기 마련이고, 심지어 계절마다 길의 느낌도 달라지잖아요. 아직은 로드뷰가 수도권에 국한돼 있다는 게 아쉽지만 앞으로 전국방방곡곡 아름다운 축제와 길을 다 담을 수 있도록 좀 더 발품을 팔아야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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