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 주식은 유망, 채권은 위험하다?"

김형호 아이투신 채권본부장  | 2009.04.17 13:39

[마켓 인사이트]"주가반등에 비해 회사채 회복은 늦은 편"

신용채권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연말에 공사채와 은행채가 정상을 되찾은 이후, AA등급과 A등급에 이어 최근에는 BBB등급 회사채가 발행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BBB 등급은 일반회사채(Straight Bond)가 아닌 BW의 형태로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아직 이들 회사채 거래가 정상화되지 못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1,300포인트까지 회복되었고, BBB등급 회사의 주가도 상당수준 반등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BBB등급 회사채시장 회복은 좀 느리다고 생각된다.

우리 자본시장은 BBB등급 회사채에 대하여 제값을 인정해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많은 종목들이 BBB는커녕 BB등급도 받지 못하지만 유망종목으로 추천되고 있다. 같은 회사가 발행한 주식은 유망하고 회사채는 위험하다는 논리와 같다.

우리나라 채권시장 규모는 1,000조원이 넘는다. 그러나 신용위험을 분석하는 Credit Analyst는 손꼽을 수 있을 정도로 적다. 따라서 BBB등급 회사에 대한 분석자료는 대부분 주식Analyst 들의 자료를 인용해서 쓰고 있는데, 여기에 문제점이 있다.

주식가치분석과 채권가치분석은 관점에서 차이가 있다. 채권가치분석은 대차대조표를 중시하고, 청산 시에 후순위인 자본을 희생한 후 채권자에게 손실이 있을 지에 초점을 둔다. 주식가치분석은 미래의 수익을 추정한 후 적정한 할인율로 할인하여 가치를 평가하며, 미래수익성을 중시한다.

회사의 가치를 주식가치와 채권가치로 나누면, 0부터 부도시점까지는 모든 재산이 채권자 소유가 된다. 정상상태에서의 회사가치 증가분은 모두 주주의 몫이 된다. 이 점에서 채권자와 주주의 이해충돌이 생길 수 있다.

채권자는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용되어서 원금과 이자를 상환 받기를 원하고, 주주는 좀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큰 수익을 추구하려고 한다. 어떤 사업에서 큰 이익이 발생했다면 채권자에게는 정해진 원리금만 지급하고 나머지는 모두 주주 몫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채권과 주식의 차이 때문에 주식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자료는 채권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때가 많다. 주식 에널리스트에게는 회사의 규모가 크고 안정성은 높아도, 미래 수익성이 떨어지면 나쁜 주식이 된다. 투자의견을 보유(Hold) 또는 매도(Sell) 의견을 제시하는 데, 이러한 내용이 회사채 시장에도 영향을 준다.

좀 더 많은 Credit Analyst가 있고, 그 들이 주기적으로 분석자료를 낸다면 주식측면에서 분석한 자료들이 채권시장에 부적절하게 영향을 미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채권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발행회사의 규모가 크고, 사업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으며, 손익이 안정적인 회사의 채권이 더 믿음이 간다. 우리나라의 대그룹들은 대부분 다양한 사업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어서 외부충격에 덜 노출되어 있다. 한 분야가 부진하더라도 다른 부분에서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건설 풋백옵션관련 금호산업 분석자료 중에서, 주식 애널리스트의 논점은 풋백옵션을 해결하려면 핵심자산을 매각해야 되는데, 그럴 경우 미래 성장성이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 내용이 금호산업 유동성위기로 전달되었다.

금호산업 회사채투자자는 원리금회수 관점에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자산에 대한 Stress Test를 기초로 회사채 가치를 평가하고, 거기에 맞는 금리로 채권을 매매해야 한다. 회사채는 주식보다 선순위이므로 금호산업 회사채가 위험하다고 한다면 금호산업 주식은 가치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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