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속도조절 장세 대응법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4.17 08:41

상승탄력 둔화..'예측보다 대응'이 중요

기업들의 1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된 가운데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웰스파고가 포문을 열었고 16일 JP모간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번 어닝시즌의 최대 관전 포인트였던 금융주들의 실적이 예상을 잇따라 상회하고 있다는 점은 투자심리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게다가 이날은 기술주의 실적 호전도 잇따랐다. 구글도 시장 전망치를 넘는 실적을 발표했고 1분기 중 PC 매출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게 낮았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와 LG디스플레이가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발표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의 실적이 2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투자심리에는 별다른 타격을 주지 않았다.

뉴욕 증시는 물론 상승했다. 이틀째 오름세다. 다우지수는 1.19% 상승하며 8100선을 회복했고 S&P500지수는 1.55%, 나스닥지수는 2.68% 상승했다. 유럽도 일제히 상승했다.

다만 상승 탄력은 확연히 둔화됐다. 실적개선과 더불어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예상을 깨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우지수는 장중 하락반전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6주째 이어지고 있는 증시 랠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우리 증시도 마찬가지다. 최근 코스피지수는 음봉(시가보다 종가가 낮은 것)을 그리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그리고 마감 기준으로 상승하더라도 장중에는 하락반전하는 날도 적지 않다. 그만큼 우리 증시의 랠리도 속도가 줄고 있다는 얘기다. 활활 타오르던 코스닥시장이 이틀 연속 하락한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또 선물시장의 움직임도 좋지 않다. 코스피지수가 이번주 들어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했지만 선물시장은 하루도 상승마감한 적이 없다. 15일 보합으로 마감한 것이 가장 선전한 날이었다.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상승탄력 둔화 또는 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증시 흐름은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의 욕구가 가장 일차적이지만 근본에는 실물경기의 회복 속도에 비해 시장이 너무 빠르게 앞서 나가고 있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식시장이 기대감을 선반영하는 곳이라고는 하지만 실물의 뒷받침이 돼야 상승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지표들의 개선되는 시그널이 아직은 부족하다"며 "뒤에서 열심히 달려오는 실물경기의 바통을 넘겨받기 해 속도를 줄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 바통의 의미는 실물경기가 돌아가면서 생긴 건전한 유동성으로 볼 수 있으며 인위적인 유동성과는 다르다"며 "그 때야 말로 본격적인 상승을 논해도 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속도를 줄인다는 것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쉽지 않은 장세다. 조정이 오면 뛰어 들겠다는 대기자금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과거 경기저점을 통과하던 시기의 주가흐름을 볼 때 "앞으로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그 폭은 지난해의 베어마켓 랠리와 같은 큰 폭의 하락보다는 실적장세에서 감내 가능한 수준, 즉 5~10% 내외의 조정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결국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가 현 장세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장세는 펀더멘털 부담과 유동성 유입간의 대립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단기지표 과열권 진입 하에서 연장 파동’으로 규정할 수 있다"며 "이는 투자가들에게 있어 예측보다는 순발력 있는 대응이 중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우선적으로 최근 과열정도가 심한 개별종목에 대한 신규매수에는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중소형주 중 최근 급등한 종목들은 일정 부분 차익실현과 함께 가격 모멘텀이나 펀더멘털이 유효한 종목군으로 압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단기 트레이딩의 경우에는 어닝스 모멘텀이 회복되고 있는 업종(IT, 산업재, 경기관련소비재, 금융, 소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은 속도조절 속에서 오히려 속도를 낼 수 있는 업종으로 '지주회사'를 꼽았다. 또 중국 관련주에 관심을 높이고 그린 인더스트리에 대한 투자는 빠를수록 좋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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