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작성 능력이 성공 이끈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 2009.04.17 12:05

[2030 성공습관] 영업의 강력한 무기가 된 보고서 얘기

2030 직장인들이라면 늘 보고서를 만들거나, 혹은 누군가가 만든 것을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보고서가 아주 강한 힘을 발휘하는 영업 무기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보고서 하나 잘 써서 비즈니스를 성사시키기도 하고, 승진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 보고서 잘 쓰는 능력을 갖추는데 에너지를 쏟을 필요가 있다.

뭔가 일을 따내고 싶다면 먼저 제안하는 게 좋다. 클라이언트가 필요를 느끼기 전에 먼저 제안하면, 나에게 유리한 상대의 필요를 만들어내기 쉽다. 상대의 필요에 의해 나를 팔지 말고, 내가 가장 팔기 좋은 것으로 상대의 필요를 유도하는 것이다. 입찰공고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를 수주 받고 싶은 회사나 업종을 정해서 먼저 제안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프로젝트가 입찰에 나오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제안할 때는 반드시 보고서를 가져가야 한다. 말이 아닌 보고서로 제안하고, 그 보고서는 클라이언트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것으로 준비해야 한다. 이때 근거가 있고 객관화되고 매력적인 보고서는 좋은 설득의 최고 무기다.

몇 년 전, 모 백화점의 웹사이트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미디어에이전시 회사에서 보고서를 하나 만들었다. 국내외 백화점의 웹사이트를 분석하고 백화점 웹사이트의 진화모델에 대한 개선안을 담아낸 보고서였다.

물론 보고서가 대단히 전문적이거나, 아주 분석적인 것은 아니었다. 영업용 목적을 가진 채 만들었기에 시간과 노력을 최소한 들여서 만든 보고서였다. 하지만 그런 보고서라도 힘은 강력했다. 그런 내용을 다룬 보고서가 아예 없었기에, 수준이 높고 낮고를 떠나서 의미 있는 보고서였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백화점의 실무자와 경영진에게도 회람이 됐고, 보고서 내용을 비롯한 모 백화점 웹사이트의 개선방향에 대한 브리핑도 할 기회를 가졌다. 이를 통해 보고서를 만든 회사의 이름은 아주 긍정적으로 각인됐다. 그 뒤 프로젝트에 대한 입찰공고가 났고, 결국 공개입찰에서 훨씬 규모가 큰 경쟁사들을 이기고 수주하게 된다.

이전에도 국내외 호텔 웹사이트를 분석한 보고서를 만들어 특급호텔 관계자들에게 회람됐고, 결국 특급호텔 몇 군데의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규모는 조그만 회사인데도 업계분석보고서를 만들어내서 그것을 영업의 무기로 삼았던 것이다. 사실, 그 회사는 필자가 자문하고 있는 고객사 중 하나다.

필자가 그 회사와 자문 계약을 맺고 가장 먼저 경영자에게 제시한 것이 보고서 써서 영업에 활용하는 전략이었으며, 보고서의 기획과 작성, 활용에 이르기까지 주도하며 보고서에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결국 성공적인 마케팅 성과를 낳았다.


아주 당연한 얘기겠지만 RFP((Request For Proposal : 제안요청서)를 장악하면 수주 가능성은 높아진다. 그렇기에 RFP라는 페이퍼도 영업에서 중요한 공략대상이다. RFP는 입찰공고에서의 수주를 가늠하는 중요 기준이 된다. RFP가 어떻게 쓰여지느냐에 따라 어떤 회사가 더 유리해지고, 혹은 더 불리해지는 상황이 생긴다.

따라서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싶은 회사로서는 실무자와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 RFP 작성에 관여하고 싶어한다. 담당 실무자로서는 자신이 RFP 작성하는 일이 어렵고 복잡하다 여기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어한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 실제로 대신 써주는 경우도 많고, 작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주거나 정보를 주는 경우도 많다. 다른 참여사에게 불리한 조항을 숨겨놓기도 하고, 자신들이 준비한 제안에 가장 잘 맞는 RFP로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업에서 보고서 활용은 일석이조다. 누구는 승진하고 누구는 수주하는 윈윈의 효과도 낳는다. 가령 법인을 상대하는 보험영업사원이 공략대상 기업의 보험가입현황에 대한 평가분석 보고서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어떤 보험을 들어 얼마가 지출되는데, 이것을 재설계해서 보험수혜는 더 많아지고, 비용은 줄일 수 있다거나, 기업의 전반적인 면을 분석해서 각종 리스크를 제시하고 그 리스크별로 필요한 보험을 다시 재설계해서 알려주거나 해보자. 단순한 보험상품 소개가 아니라 고객으로 삼고자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쓴 보험현황의 분석 보고서다. 매년 수십억 이상의 보험금을 지출하는 회사들도 많다.

그런 회사의 경영자라면 밑에 있는 실무자가 수혜는 그대로거나 더 확대되면서, 반대로 지출은 줄일 수 있는 결과를 찾아낸다면 어떨까? 칭찬에 보너스까지 주고, 승진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지 않겠는가. 법인 보험영업사원이 이런 보고서를 만들어 해당 기업의 보험체결 의사결정권에 힘을 실을 부장급 혹은 임원급에게 제공하고, 그 보고서는 부장 혹은 임원의 이름으로 그 회사 내에서 회람되고 경영자에게도 보고되게 만들어보자.

결국 보고서를 대신 만들어서 그 부장과 임원이 사장에게 점수를 따게 만드는 것이다. 보고서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는 빚을 지게 된 부장 혹은 임원은 결국 다음 보험계약 때 보답을 하지 않겠나? 이것이 보고서가 가지는 영업 파워다. 큰 영업을 원한다면 보고서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다.

누구나 보고서를 쓴다. 하지만 누구나 매력적이고 강력한 무기가 될 보고서를 쓰지는 못한다. 그러니 보고서 잘 쓰는 능력이 성공을 위해선 꼭 필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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