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동네 국회의원 '양도세 중과 폐지' 반대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9.04.16 11:14

한나라당, "당 이미지도 고려해야"..양도소득세 로스쿨법 등 골치

"의욕이 너무 앞섰다", "풀기 어려운 숙제를 자꾸 가져온다"….

한나라당 내에서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국회에 올린 각종 법안들을 놓고 당내 갈등이 만만찮기 때문. 4·29 재보선에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데 당내 이견을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16일 "문제되는 법안들의 경우 당정간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채 올라온 것"이라며 "당에서 볼 때 '경제살리기'라는 취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지만, 당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는 법안들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당 일각에서는 "도대체 정부에서 무리수를 두는 이유가 뭐냐"는 반발도 들린다.

1가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제도 폐지 건은 최대 논쟁거리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찬반이 엇갈렸다. '부자동네'가 지역구인 의원들은 찬성의사를,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지역구의 의원들은 반대의사를 밝혔다. 찬성 쪽에서 이종구(강남 갑) 유일호(송파 을) 강길부(울산 울주) 의원이 눈에 띈다. 김성태(강서 을) 주광덕(경기 구리) 김영우(경기 포천) 의원 등은 반대 쪽에 섰다.

하지만 서울 강남 등 부자동네 의원들 중에도 드러내놓고 말을 하지 않을 뿐 폐지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다는 후문이다. 폐지에 따른 효과는 적은 반면 국민정서의 반발 등 부작용이 많을 것이란 우려다. 게다가 올해부터 내년말까지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를 60%에서 45%로 한시적으로 인하해준지 얼마되지 않았다.

'로스쿨법'도 논란거리다. 로스쿨 출신만 변호사시험을 볼 수 있도록 여야간 합의를 마쳤지만, 강용석 한나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80여명은 수정동의안을 이르면 17일 국회 본회의에 제출할 계획이다.


로스쿨을 나오지 않아도 예비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시험 응시자격을 주는 내용을 담았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로스쿨 제도에 따라 향후 군법무관 인력난이 가중되는 등 여러 폐해가 나타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비정규직 문제도 난항을 겪고 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정부안과 정규직 전환을 일단 유예한 뒤 추후 판단해야 한다는 유보론이 맞서고 있다.

이처럼 마찰이 심한 이유는 정부 측이 해당 상임위와 졸속 협의를 한 탓이다. 정부 측이 기획재정위(양도세), 법사위(변호사시험법) 등과 몇 차례 교감을 가진 뒤 지나치게 서둘러 법안을 올린 것.

한나라당 관계자는 "해당 상임위 몇몇 의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법안 통과를 자신한 것 자체가 문제"라며 "큰 틀에서 접근하는 안목이 아쉬운 때"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계단 타고 2층에 배달한 복숭아 2박스…"한박스는 택배기사님 드세요"
  2. 2 [단독]의협 회장 반발에도…"과태료 낼라" 의사들 '비급여 보고' 마쳤다
  3. 3 "냄새난다"…50대 직장동료 세탁기에 넣고 돌린 일본 30대들
  4. 4 끔찍한 '토막 시신', 포항 발칵…"아내 집 나가" 남편은 돌연 배수관 교체[뉴스속오늘]
  5. 5 "강북이 결국 송파 앞질렀다"…84㎡ '22억' 또 신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