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여신 '눈덩이'=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SC제일·한국씨티은행 등 8개 은행의 무수익여신(NPL) 잔액은 지난해말 8조3002억원으로 전년말(4조6490억원)보다 78.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NPL이란 부실대출금과 부실지급 보증액을 합한 금액으로 통상 '부실여신'으로 불린다. 은행이 개인 또는 기업에 빌려준 대출이 부도, 연체 등으로 일정기간 수익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 NPL로 분류된다.
NPL은 지난해 은행별로 차이가 있으나 모두 늘어났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NPL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우리은행으로 1조6905억원에 달했다. 이는 2007년말 7473억원보다 126.2% 증가한 규모다.
국민은행의 NPL 잔액은 1조5377억원으로 같은 기간 40.2%, 신한은행은 1조3063억원으로 53.9%, 하나은행도 1조1118억원으로 64.8% 각각 늘어났다. 기업은행은 NPL 잔액이 4064억원에서 1조2641억원으로 1년새 211.0% 급증했다. 외환은행 역시 3823억원에서 7651억원으로 100%, 한국씨티은행도 1709억원에서 2860억원으로 67.3% 증가했다. 다만 SC제일은행은 3223억원에서 3387억원으로 5.1% 늘어나 은행권 중 유일하게 한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고액 NPL이 늘어난 것은 건설·조선업체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 대상에 오른 데다 경기에 민감한 레저나 의료 관련 업종이 큰 타격을 받은 영향이 컸다.
실제 은행의 NPL 명단에는 상당한 규모의 피트니스센터와 레저(호텔)업체가 여럿 포함됐다. 강남 유명 뷰티센터, 지방의 대형 찜질방과 극장, 서울 중심의 모텔도 명단에 올랐다. 의료업종도 예외는 아니다. 상당수 의료재단이 거액의 NPL업체로 분류돼 있고 경영난을 겪는 여러 중소형 지방병원도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환율급등에 따른 파생상품 투자손실도 대출 건전성을 약화시켰다. 키코 손실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산LCD는 6개 은행에 NPL을 안겼다. 그 잔액은 신한은행이 623억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은행 407억원, 외환은행 253억원, 한국씨티은행 150억원, 우리은행 100억원, 국민은행 60억원 등의 순이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NPL이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안팎에 불과하다"며 "다만 최근 증가세가 두드러져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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