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고용시장… '실업대란' 가시화

여한구.이학렬 기자 | 2009.04.15 15:28

취업자수 감소폭 10년만에 최대, 100만명 실업자 시대 눈앞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고용 쇼크'의 강도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3월 취업자수 감소폭이 10년만에 최대를 기록했고 실업자수는 100만명에 육박했다. 그동안 미뤄졌던 기업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태세여서 '실업 대란'이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추락 거듭하는 고용 지표=통계청이 15일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취업자수는 2311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만5000명이 감소했다. 이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 3월에 39만명이 줄어든 이후 최대폭이다.

취업자수는 지난해 12월 감소세(-1만2000명)로 돌아선 이후 1월 -10만3000명, 2월 -14만2000명 등으로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3월 실업자수는 95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만2000명 증가했다. 이같은 실업자수는 2006년 2월 95만3000명 이후 최대로 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머지않아 도래할 것임을 예고했다. 실업률은 3.9%에서 4%로 4%대 벽이 뚫렸다.

실업률 통계에 잡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587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2만5000명이 늘었다. 구직단념자는 1년 사이에 7만1000명, 70.5%나 증가했으며 '그냥 쉬었다'는 인구도 1년 전보다 21만3000명이 늘었다.

반면 경제위기로 취업문이 닫히면서 취업준비생은 5만9000명 감소했다. 그만큼 취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다만 임금 근로자는 전년 동월대비 8만2000명 늘어났다. 반면 자영업자 등 비임금 근로자는 27만7000명이 줄어 영세 자영업자의 고통이 심각함을 드러냈다. 비정규직으로 대변되는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도 각각 8만3000명, 11만2000명 줄었다.


◇'낙하산 효과' 없으면 더 추락=이런 고용지표에 대해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경제성장률 감소폭에 비해 고용지표가 많이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지표가 최악의 기록 경신을 거듭하고 있지만 생각보다는 잘 버텨주고 있다는 뜻이다.

고용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의 이유로 정부발 '낙하산 효과'를 든다. 정부가 재정지출 확대와 대규모 인턴 채용 정책 등으로 실업자로 전환될 인구를 흡수했기 때문에 이 정도지 정부 대책이 없었다면 고용상황은 더 악화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제는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라면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일자리 감소폭을 20만개선에서 방어하기도 힘들어 보인다는 점이다.

특히 쌍용차동차가 전 직원의 37%인 2646명을 감원키로 하고 정부가 채권은행을 통해 45개 대기업에 대한 재무구조 평가를 진행하는 등 기업 구조조정이 구체화되고 있어 실직자가 단기간에 급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일자리 감소는 가계소득 축소→소비 감소→내수 악화→기업실적 악화→인력 조정 등의 악순환을 유발하게 된다.

주무현 한국고용정보원 인력수급센터장은 "쌍용차의 인력 감원 추진은 고용시장에 대규모 고용조정이 임박했다는 부정적인 시그널로 작용하면서 향후 고용 전망을 더 어둡게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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