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4구역 평당 6700만원 '콧대 여전'

머니투데이 원정호 기자 | 2009.04.15 11:53

예상보다 높아 '고가 매각' 논란 재연 우려

서울시가 뚝섬 상업용지 4구역을 시장 예상보다 높은 가격으로 재매각에 나서 고가 매각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서울시는 뚝섬상업용지 4구역 1만9002㎡를 일반 공개경쟁을 거쳐 매각한다고 15일 밝혔다. 오는 20~27일 전자입찰 접수를 받아 28일 낙찰자를 결정하고 5월8일 매매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매각 예정가격은 약 3880억원으로 3.3㎡당 6740만원 수준이다. 이는 연초 잠정 예정가인 3450억원(공시가격 2698억원)에 비해 12% 높아진 가격이다. 또 2005년 낙찰가(4440억원)의 87%로, 이에 근접한 수준이다.

예정가가 당초에 비해 높아진 것은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뚝섬 4구역의 입지여건과 인근의 대규모 개발 호재가 반영된 때문이란 게 시의 설명이다.

이 구역은 지하철 2호선 뚝섬역 및 2011년 개통될 분당선 성수역과 가깝고 서울숲공원을 끼고 있는데다 한강수변과 응봉을 조망할 수 있어 환경조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뚝섬 주상복합단지 조성에 이어 인근 삼표공장 터에 대한 현대차그룹 초고층 개발계획, 성수지구 한강변 전략정비구역 지정, 성수 산업뉴타운 육성 등 주변지역 발전도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다 저금리에 따른 부동산 개발사업 활성화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가능성도 예정가 계산시 염두에 뒀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시 관계자는 "해당 부지가 나대지 상태라 인허가 리스크가 없고 주변 여러 개발호재와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며 예정가 선에서 무난히 매각될 것으로 낙관했다.


그러나 전문가 사이에선 현 경기 상황과 뚝섬내 다른 구역의 분양성적 등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뚝섬내 3구역을 이미 낙찰받아 먼저 고가 주상복합을 분양했던 대림산업 등이 저조한 분양률을 보이는 등 판매 성적이 좋지 않았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여건도 녹록치 않은 점도 매각 전선에 암초다. 2005년 이 땅을 낙찰받은 P업체는 금융권 자금 조달 어려움으로 계약금 440억원만 날렸으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시행사도 땅값 마련을 못해 현재 중도금을 연체한 상태다. 100% 주거가 아니라 관광호텔 연면적만큼 공동주택을 허용하는 조건이어서 사업성에 부담을 준다.

부동산개발회사인 피데스PMC의 김철수 대표는 "이 구역의 미래가치가 높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지금 시점에선 경기가 안좋기 때문에 다소 무리가 있는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DTZ코리아의 김정민 이사는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결국 서울시의 이 일대 개발 의지가 매각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뚝섬 4구역은 2005년 3.3㎡당 7700만원의 사상 최고가로 낙찰되면서 집값 폭등의 진원지, 공공기관 땅장사 논란 등이 일었던 곳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4. 4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