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차입여건 개선, 투기등급 기업도 외화조달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9.04.15 11:41

산은 리먼 사태 이후 첫 신디케이션론 재개

은행과 기업들의 해외 차입여건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막혀 있던 해외 은행단 차관(신디케이션론)이 재개되는가 하면 투자부적격 등급의 민간기업도 해외차입길이 열리고 있다.

15일 기획재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 2억 달러 규모의 은행단 차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독일, 프랑스, 중국 등 9개국에서 13개 기관이 참여했다. 유럽계 54%, 중국계 20%, 일본계 15%, 북미 7%, 중동 4% 등 투자자들도 고르게 분포됐다.

신디케이션론은 다수의 은행으로 이뤄진 차관단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빌려주는 중장기 대출로 외화 차입의 주요 수단 중 하나였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막혀 있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리먼 사태 이후 8개월 만에 은행단 차관이 부활된 것”이라며 “그동안 장기물 차입은 사모채 발행이나 양자간 차입만 가능했지만 연초 산은과 수은의 공모채 발행에 이어 은행단 차관까지 활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과 중동계 기관이 들어온 것은 차입선 다변화의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민간기업들도 신디케이션론을 통한 차입에 성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이달초 3억 3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한 데 이어 LG텔레콤 역시 외국계 은행들로부터 1억2000만 달러를 대출받기로 했다.


LG텔레콤은 칼리온, DBS그룹홀딩스, 스탠더드차타드, 나티시스 등으로부터 3년 상환조건으로 각각 3000만 달러의 신디케이션론을 받기로 했으며 다만 형식은 사모채권 발행 형식을 취하기로 했다.

특히 LG텔레콤의 신용등급이 스탠더드앤푸어스(S&P) 기준 BB+, 무디스 기준 Ba1으로 ‘투자부적격’등급인데도 대출이 이뤄진 것은 그만큼 차입여건도 나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공기업인 한국수자원공사는 오는 26일 1억3000만 달러를 LG텔레콤과 동일한 외국계 은행단으로부터 같은 구조로 차입할 계획이다.

신규대출 뿐만 아니라 기존 중장기 차입물량에 대한 차환율도 높아지고 있다. 리먼 사태 이후 한때 50% 밑으로 떨어졌던 중장기물의 차환율은 지난해 10월 이후 누적 기준으로 100% 수준에 육박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공급한 단기유동성을 제외할 경우 한때 60% 수준에 불과했던 차환율이 정부지원분을 빼고도 최근 100%에 가까워 졌다”며 “국제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은행과 기업들의 차입여건이 호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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