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에 태양전지까지 '공급과잉'··해법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4.15 08:41
글로벌 경제위기를 맞아 철강, 조선 등 전통 제조업에 이어 태양전지의 원료인 폴리실리콘 등 신종 사업들까지 '공급과잉'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 확대를 꾀하던 기업들도 공급과잉 상황을 고려해 기존 업체 인수·합병(M&A)으로 눈을 돌리는 등 새로운 해법 찾기에 분주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7월 국제시장에서 ㎏당 400달러에 달했던 폴리실리콘 단기 계약물(스폿) 가격은 지난달 100달러 안팎으로 추락했다. 전세계적으로 설비 증설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럽지역의 폴리실리콘 수요가 급감한데 따른 것이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며 미래 성장동력으로 각광받았던 폴리실리콘 업계에도 공급과잉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폴리실리콘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기업들도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나섰다. 삼성, LG, 한화 등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인 주요 그룹들은 투자 규모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OCI(옛 동양제철화학)는 올해 12월 완공 예정인 폴리실리콘용 군산 3공장의 준공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폴리실리콘 사업을 준비 중인 한 대기업 관계자는 "새롭게 공장을 세우는 대신 해외 폴리실리콘 업체를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철강업계는 이미 감산을 통해 공급과잉에 대응하고 있다. 동시에 미래 성장전략도 신규 증설 대신 해외 M&A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2월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브라운 필드(Brown Field) 투자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M&A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운 필드' 투자란 새로 공장을 짓는 ‘그린 필드’ 투자와 달리 기존 업체를 사들여 사업구조를 개편하는 방식을 말한다.

포스코는 그동안 해외에 용광로(고로) 제철소를 짓는 방안을 추진해왔으나 정 회장 취임 후 M&A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중국, 러시아 등 개발도상국의 낙후된 고로 제철사들이 포스코의 주된 M&A 타깃이다.

이동희 포스코 사장은 지나 10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KRX)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말쯤이면 해외 M&A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호황을 끝내고 공급과잉에 빠진 조선업계도 M&A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최근 워크아웃이 종료된 C&중공업은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계 기업과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매각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수의향자는 빠르면 이달 중순 C&중공업에 대한 예비실사를 마친 뒤 이행보증금 100억원을 예치할 계획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전세계적인 공급과잉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각 산업별로 얼마나 전략적으로 M&A 등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지원책을 펴느냐가 공급과잉 해소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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