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 코스닥 '과속스캔들' 경고음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9.04.14 11:09

전문가 "추가상승 여력 있지만 단기급등 부담"

코스닥시장에 '과열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지수의 상승 흐름은 여전히 견조하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에도 테마주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 여전하고 이익 모멘텀을 등에 업은 실적주를 대상으로 '사자'는 분위기가 꾸준하다.

그럼에도 시장에 울리는 과열 경보에는 귀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코스닥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데엔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지만 곳곳에 리스크가 산재해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14일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8.16포인트(1.61%) 오른 515.39로 개장했다. 전날 8개월 만에 종가 기준으로 5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연고점을 또 다시 갈아치운 셈이다.

개장 직후 지수는 기관과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매물 출회로 497.74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개인의 매수세(661억원)가 뒷받침돼 지수는 현재 508.56을 기록하며 강보합하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나름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코스닥지수가 이처럼 '꼿꼿이' 앞만 보며 움직이는 이유는 뭘까. 연초 이후 꾸준히 이어져 온 정책 테마주를 향한 관심, 이익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 상대적 저평가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어우러져 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작년 경기침체와 외환손실에 따른 순이익 급감으로 '지옥'을 경험했다. 주가 하락폭도 코스피 대비 상대적으로 가팔라 저평가 국면을 벗어나지 못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선 이익증가율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이로 인해 밸류에이션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다 녹색성장으로 상징되는 정책 테마주들의 날개짓도 숨가쁘다.

그린 테마주와 실적주, 낮은 공모가가 형성된 새내기 상장주들이 연일 급등세를 연출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매수 여력이 제한된 기관이 올초부터 우량 코스닥기업을 집중 매수한 것이 지수 상승의 견인차가 됐다.

코스닥지수가 500선을 돌파하면서 이제 시장의 관심은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강세의 지속성 여부로 모아진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은 시장의 '생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위험 지표도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과속스캔들'을 우려하는 목소리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선 코스닥기업들의 부채비율 증가가 우려된다. 코스닥100 종목의 부채비율은 지난 해 97.2%까지 늘어났다. 코스피 대형주나 중형주에 비해선 양호한 수준이지만 문제는 유동부채의 증가율이다.



조승빈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100종목의 경우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당장 재무구조 악화를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만 향후 부채 변화 추이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고 했다.

단기적으론 코스닥지수의 상승세 지속 여부는 '실적'이 가늠하겠지만 유동부채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돼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기관의 코스닥 매수 강도가 약화되고 있는 점도 수급 측면에선 부담이다. 기관은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6944억원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지수가 급등한 이달 들어선 141억원 어치를 사들이는 데 그치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닥이나 중형주 주가 상승에 가장 크게 일조했던 기관이 지난 금요일부터 순매도로 전환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당분간 코스닥시장의 숨고르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코스닥보단 코스피 대형주와 중형주쪽에 관심을 가질 때가 됐다는 권고도 나왔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코스피보단 높게 유지될 수 밖에 없고 코스닥을 선호했던 스마트머니가 다시 빠져나가면 급등한 종목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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