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세계증시 선도하는 이유는?

임진균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 2009.04.14 10:39

[마켓인사이트] "거래량ㆍ유동성지표 등의 조정신호 주시해야"

최근 세계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뚜렷한 가운데 한국 증시가 세계 증시를 선도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 증시가 상승해야 아시아 증시가 따라 오르고 이것이 유럽을 거쳐 미국 증시의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과거 미국 증시의 등락에 따라 우리 증시가 울고 웃었던 점을 생각해 보면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했던 지난해 10월 이후 S&P500 지수가 코스피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2000년 이후 최근까지 장기간 보여준 상관관계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반해 한국 증시의 S&P500 지수에 대한 선행적 상관관계를 분석해 본 결과, 2000년 이후 최근까지 0.15수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0월 금융위기 이후에는 0.34 수준까지 상승했다.

최근 한국 증시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첫번째 이유는 OECD가 발표하는 주요 아시아 국가 중 한국만이 유일하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4개월 연속 상승해 경기회복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게다가 한국 통계청이 발표하는 3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상승률도 구성항목 10개 중 5개 이상이 긍정적일 것으로 예측돼 추세적인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둘째, 제조업체들의 양호한 재고소진 효과이다. 지난해 4/4분기에 한국경제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상대적으로 GDP(국내총생산) 감소폭이 여타 국가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은 외환위기 당시보다 낮은 수준의 가동률을 기록하는 등 대규모 감산에 돌입함과 동시에 재고소진에 힘쓴 결과 재고출하비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강력한 재고조정에 힘입어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증가했고 그 증가폭도 크게 확대된 가운데, 주택시장과 금융시장도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 또한 한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셋째, 우리 정부의 신속한 정책 대응 및 대대적인 경기부양책 등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09년 재정집행 계획 규모를 살펴볼 경우 G20 국가 중에서 5번째로 많은 규모를 기록하고 있으며 추경예산안을 포함하면 그 이상이라고 봐야 한다.


그리고, 외환위기를 경험한 학습효과와 기업의 체질강화도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위기 이후에 찾아오는 유동성 장세와 구조조정 이후 경기회복, 실적개선에 따른 주가상승의 과실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세계 주식시장의 상승을 선도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다.

이러한 한국경제의 상대적 매력이 우리 증시의 거침없는 상승을 가져왔고, 세계 증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27일 최저점 대비 50% 정도 상승했고, 지난 3월초 대비 36%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은 더욱 강해 지난해 최저점 대비 100% 이상 상승했다.

다만 유동성 장세와 함께 경기개선 기대감이 뒷받침되면서 곳곳에서 단기과열 조짐을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가 5주 연속 상승하는 가운데 고객예탁금과 거래대금이 급증하면서 그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엄청난 잉여유동성을 고려하면 지수 고점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유동성 장세의 특성상 기대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높아지는 특징을 가진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시세순응 투자전략을 견지할 수도 있겠으나 리스크에 대비한 신중함이 겸비되어야 한다. 특히 유동성 장세에서는 기본적 분석보다 기술적 지표를 더 면밀히 살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에 거래량, 주가차트, 유동성 지표 등에서 나오는 조정 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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