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롯데칠성 안성공장에 낯선 손님들이 방문했다. 최근 롯데가(家)로 새로 합류한 롯데주류BG 부장 및 차장급 직원들이다. 소주회사 사람들이 음료회사엔 웬일일까.
사이다 만드는 과정, 생산 체제, 조직 분위기 등 롯데의 문화를 보기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이들이 놀란 것은 무균생산라인의 깐깐한 위생방침이었다고 한다. 방형탁 공장장은 "위생이나 안전관리 면에서 알코올이 들어가는 주류보다는 음료가 더 철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성공장의 이 무균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방 공장은 2006년 본사 생산본부장과 함께 아침은 프랑스에서, 저녁은 이태리에서 먹을 정도로 강행군을 하며 선진국의 7개 설비업체를 9박10일간 돌아다녔다.
생산 설비를 일본과 유럽에서 들여오다 보니 일본 기술자들이 6개월간 인근 평택의 한 호텔에 머물며 공장에 상주했다고 한다. 방 공장장은 "직원들이 언어가 안 통하다보니 통역을 끼고, 사전도 뒤적이면서 매뉴얼을 익혔다"고 회고했다. 지난 2007년 10월 무균생산라인이 처음 가동되기 전까지 5개월간 셀 수 없는 사전검사를 거쳤다.
1년에 한번, 롯데칠성음료의 각 지역 공장장들은 시험대에 놓인다. 공장을 얼마나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했는지 평가받는 자리다. 제조안전팀 품질보증실 직원들이 모든 공장을 순회하면서 외부 전문가 뺨치게 이곳저곳을 점검하고 순위를 매긴다.
꼴등을 하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고 징계는 없다. 위생환경 및 안전관리를 장려하기 위한 제도이기 때문이란다. 1등을 하면 해당 공장장에게 100만 원 정도의 상금이 주어진다. 회식 한 번 하고 나면 없어질 돈이지만, 각 공장 간에 은근히 경쟁심이 조장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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