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택담보대출도 '봄바람'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임동욱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9.04.11 06:10

주식 이어 부동산 투자 '꿈틀'..올들어 6개 은행 주택대출 5조↑

"요즘 대출받아 아파트를 사는 동료 은행원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평수를 넓혀 이사한다며 창구에 대출 신청서를 제출하는 고객들도 상당합니다. 경기회복까지 상당기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요즘 모습을 보면 그렇지 않을 듯도 합니다"

올 들어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위기 여파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자, 가격 메리트를 느낀 실수요자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 등 6개 은행들의 주택대출은 지난 연말대비 5조346억원 증가한 311조9921억원으로 나타났다.

주택대출이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국민은행으로, 지난연말 71조6726억원에서 올 1월 72조4153억원, 2월 73조2571억원, 3월 73조3296억원으로 증가했다.

기업은행의 주택대출은 연말 8조4659억원에서 3월 9조8110억원으로 15.9% 증가했다. 이 밖에 △우리은행(3.7%) 32조1245억원→33조2983억원 △신한은행(2.0%) 34조4869억원→35조1594억원 △외환은행(2.1%) 8조2879억원→8조4648억원 등이었다. 다만 하나은행은 연말 24조4358억원에서 93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대출증가세가 가파르지는 않으나, 상승추세는 매우 견조한 듯 하다"고 말했다.


주택대출 증가는 △부동산 가격이 저점을 형성했다는 인식 △대출금리 인하에 따른 금융비용 감소 △경기 조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 3가지로 해석된다.

국민은행 연구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주택대출금리 하락과 부동산 규제완화에 힘입어 실수요자들의 시장참여가 재개되고 있는 듯 하다"며 "특히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시중자금이 부동산에 눈을 돌리며 매수세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주택 수요가 회복된다면 서울에선 또 다시 아파트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들어 3분기까지 아파트 인허가 실적이 전년동기 대비 50.7% 줄었고, 올해 입주물량도 전년보다 5만호 감소한다는 점에서다.

최근 증시 상승세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도 부동산 수요에 상당부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가지수는 경기선행 지표이자 투자자들의 심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며 "부동산 규제완화 및 건설사 지원대책 등 굵직굵직한 호재가 많았던 것도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게 된 배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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