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험 완화..건설사 ABCP로 돈 몰린다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전병윤 기자 | 2009.04.12 14:40

만기 짧고 고금리 매력…신용경색·부동산 침체 완화 영향

신용경색과 부동산시장 침체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건설사들이 최근 대규모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저금리를 견디지 못한 시중자금이 건설경기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신용위험도 다소 완화되자 만기가 짧으면서 고금리인 건설사 ABCP로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돈줄이 말랐던 건설업계에 자금이 몰리면서 부동산시장에도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12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GS건설은 서울 청진동의 오피스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150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다. 금리는 8.2%로 전량 기관투자가들이 매수했고, GS건설은 이 자금으로 대주단 협약을 통해 대출받았던 600억원을 한 번에 갚았다.

두산중공업이 오는 16일 발행할 예정인 3000억원 규모의 ABCP는 입도선매로 이미 판매가 끝난 상태다. 은행 신탁계정에서 전량 가져가 다른 기관투자가까지 순서가 오지 않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ABCP는 서울 청진동 '한일관' 자리에 짓고 있는 오피스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했으며 금리는 7.58%다.

또 두산중공업이 오는 23일 발행할 예정인 상도동 아파트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1500억원 규모의 ABCP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매수 희망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발행금리가 당초 7.7%에서 7.6%로 낮아질 정도다.


두산중공업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로 GS건설(A2+)보다 낮다. 신용등급이 낮은데도 금리는 오히려 0.7%포인트 유리하게 발행된 것.

한 증권사 채권영업팀장은 "신용등급이 낮은 두산중공업이 GS건설보다 낮은 금리에 ABCP를 발행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 자금시장을 옥죄고 있던 신용우려가 완화됐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PF ABCP가 재차 활기를 되찾으면서 다른 대형 건설사는 물론 A3 등급의 중형 건설사들도 잇따라 ABCP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등급이 A2-인 대우건설도 한남동 '한남더힐' 개발사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3600억원 규모의 PF ABCP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만기는 1년과 2년 각각 1200억원, 2400억원으로 나눌 예정으로 알려졌다. 당초 이 사업의 시공사는 금호건설(금호산업 건설부문)이 맡았지만 대우건설측에서 랜드마크 아파트가 필요하다는 전략적 차원에서 시공사를 대우건설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극에 달했던 신용경색이 점차 풀리면서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ABCP 발행에 나섰고 저금리에 목말랐던 투자자들이 사가면서 품귀현상 마저 빚고 있다"며 "시중자금이 건설업계를 통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갈 경우 꽁꽁 얼어붙었던 시장도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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