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한은 조사국장 "본격 회복, 내년 하반기"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4.10 10:01
김재천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10일 "현재 상황에서 매우 느린 경기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며 "경제 주체들이 피부에 와 닿을 정도로 체감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고 전망했다.

김 국장은 이날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가진 '2009년 경제전망(수정)' 설명회에서 "내년 하반기에는 나아질지 모르겠지만, 회복속도는 느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주가는 경기에 선행한다"며 "금리가 낮게 지속될 경우 주가가 회복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하반기 성장률 전망치가 -0.6%인데 그렇다면 하반기가 바닥인가.

▶경기저점을 사전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 지나고 나서 지표를 종합해서 판단하게 돼 있다. 사전적으로 지표를 보면 일단 GDP 전기대비 증가율이 1분기에는 소폭이지만 증가세로 돌아섰다.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4분기 보다 올해 상반기가 더 감소폭이 크다.

보통 경기저점을 판단할 때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고 판단하는데, GDP수준에서 추세치를 제외환 순환변동치를 기준으로 하면 2분기나 3분기가 저점이 아닐까 하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저점이라는 개념이 바닥에 와서 올라온다는 의미를 찾을 수 있는데, 지금 경기상황은 바닥에서 빠르게 올라오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어 저점의 의미가 크지 않다.

─자산 가격 회복 또는 부의 효과 나타나지 않는데 향후 전망은 어떻게 되나.

▶주택 가격이 낮아지고 주가 떨어지는 상황이라서 마이너스 자산효과가 계속되고 있다. 다만 여러 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마이너스 자산 효과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언제 실현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기 때문에 저금리 효과 지속되면 회복될 수 있다. 주택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겠지만 회복시점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원자재 가격을 마이너스로 전제하면서 성장률을 예측했는데, 최근 원자재 수요가 늘고 있다. 이 부분 고려하면 성장률이 어떻게 되나.


▶원자재 가격 전망은 기본적으로는 수요가 어떻게 되냐를 기준으로 한다.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된 상황에서는 원자재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성장률 전망 전제다.

단기적으로는 수요 외에 투기적인 요인이 있다. 최근 미국 등지에서 일부 지표들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투기자금이 가져가는 수요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단기적으로 상승을 가져오지만, 길게 보면 수요요인이 가격을 결정할 것으로 본다.

─추경을 비롯한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금융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에 정부정책 및 통화정책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됐나.

▶정책 효과가 지금도 어느 정도는 부문별로 나타나고 있다. 추경효과는 대체로 1% 내외로 작용하고 있다. 통화정책 효과도 시차 있지만 나타나리라고 본다.

─경기 빠르게 올라가기는 힘들거라 했는데, 우리 경제 L자형 띈다는 의미인가.

▶회복이 L자형인지 U인지 나눠서 말하긴 어렵다. 전기대비로 보면 1분기 0.2%, 2분기 0.5%, 하반기 0.9% 성장할 것인데, 숫자만 보면 하반기에 연율로 3% 이상 회복한다고 할 수 있지만 현재 수준이 워낙 낮아 회복이라고 보기 힘들다. 내년에도 3.5% 성장이 있을 것인데, 올해 2% 이상 감소한 수준에서의 성장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잠재성장규모에 비해 상당 수준 차이가 존재할 것으로 본다. 회복을 하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볼 때 매운 느린 회복이고, 경제주체들이 피부에 와 닿게 체감경기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나아질지 모르겠지만, 회복 속도는 느리다.

─물가와 환율 어떻게 예측하나.

▶비용측면에서 유가나 원자재 가격 안정적으로 움직일 것이고, 수요측면에서도 잠재성장수준에 비해 낮은 상태로 머물고 있기 때문에 물가 안정 가능성이 높다. 환율은 예측하기 힘들지만, 내년에도 국제금융시장 상황이 나아지고 안정 되찾으면 물가 불안을 야기할 정도로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본다. 단 상황이 상당히 바뀌어 환율이 치솟는다면, 물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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