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웰스파고의 '쐐기' 적시타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4.10 07:52

어닝시즌 관전포인트였던 '금융주'의 서프라이즈

결국 큰 거 한방이 터졌다. 아슬아슬한 접전에서 승리의 쐐기를 박는 적시타를 쳐 준 주인공은 미 최대 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였다. 2주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웰스파고는 9일(현지시간) 1분기에 어닝서프라이즈를 낼 것이라고 발표했다. 순이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훌쩍 뛰어넘을 것이라는 소식이었다. 게다가 일회성 이익이 아니라 영업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곁들여졌다.

뉴욕 증시는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3.14% 상승해 다시 8000선을 넘었고 S&P500 지수도 3.81%, 나스닥지수는 3.89% 올랐다. 유럽도 금융주가 랠리를 주도하며 일제히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어닝시즌의 핵심 관전포인트로 금융주를 주목해 왔다. 3월초부터 시작된 이번 랠리에 불을 붙인 것은 씨티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예상보다 실적이 좋을 것이라는 발표 때문이었다. 여기에 각종 경기지표들이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며 기름을 부은 결과 한달 넘는 랠리를 지속해 온 것이다.

하지만 실제 어닝시즌에 돌입하면서 이들 금융회사들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심이었다. 특히 최근 들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특히 고용 악화, 연체율 상승 등으로 전 업종 중 금융업은 실적 회복이 가장 더딜 것으로 전망돼 왔다. 이 때문에 본격적인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시의 조정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곽병열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어닝시즌에서 가장 철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부분으로 금융주를 꼽았다. 그는 "미국 기업이익의 바닥 확인은 금융주의 선전 여하에 좌우될 것"이라며 "금융업은 비금융업에 비해 가파른 이익 하향 조정세를 나타내면서 기업이익 바닥확인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웰스파고의 어닝서프라이즈 예고는 이같은 우려를 상당히 걷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코스피지수는 짧은 조정을 거친 후 다시 급등하며 연중 최고점을 썼다. 전날 급등은 외평채의 성공적 발행과 이에 따른 환율 급락,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동결로 인한 경기 회복 기대감 확산, 미 금융회사들의 스트레스테스트 통과 가능성 등이 중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이같은 호재에 아직도 배가 고팠던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분출되면서 거래량, 거래대금 등이 폭발했다. 전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모두 연중 최대였다.

여기에 1300선까지 올라오는데 수급상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외국인들이 다시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들은 전날 순매도를 보이다 오후 들어 주식과 선물을 대거 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나타나는 현상만을 놓고 보면 외국인의 순매수는 전일 미국 증시의 등락에 크게 좌우되는 모습"이라며 "당분간 국내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수와 미국 증시 등락의 동조현상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적시즌을 맞은 미국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해 보는 것이 코스피지수의 1300 안착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1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 미 금융권의 실적 저점이 08년 4분기였음이 확인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감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며 "국내에 부족했던 달러 유동성의 점진적 해소로 원달러 환율의 하향 안정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외국인의 매매는 매도에서 매수로 전환 가능성을 조금씩 높여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들도 여전히 적지 않다. 하지만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과열은 변곡점을 넘어서기 위한 통과의례"라며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과 실적시즌 기간동안의 돌발적인 악재출현 가능성을 배제할 수 는 없지만 조정시 저가매수 전략은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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