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환율, 내리면 문제 없다?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4.08 17:19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네요."

지난달 30일 서울외환시장의 한 전문가가 출렁이는 환율을 두고 한 말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후반 나흘 연속 하락하면서 1300원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27일에 18.5원, 30일에는 42.5원 각각 급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30일 환율이 치솟은 데 대해 기술적 반등과 일부 공기업의 달러 매수 물량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기술적 조정으로 하루에 40원 넘게 오른 셈이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는 장 마감을 10분 남기고 20원 가까이 떨어지기도 했다. 매도세가 순간적으로 집중되면서 환율이 하락곡선을 그리기 시작하자마자 추격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그 결과 강한 지지선으로 여겨온 1380원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환율이 하락세에 접어든 최근 15거래일(3월19일~4월8일) 동안 하루 상승 및 하락폭이 20원을 넘긴 날이 8일이었다. 이틀에 하루꼴로 20원 이상 널뛰기를 한 것이다. 8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2원 급등한 1354.5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계추를 정확히 1년 전으로 돌려보면 최근 변동성의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3월19일부터 4월8일까지 15거래일 동안 하루 변동폭이 20원 이상인 날은 단 하루에 불과했다.


높은 환율 변동성에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수출입업체다. 환율이 높든 낮든 안정적으로 움직인다면 대응하기 쉽지만 요즘처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

외환당국은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환율 변동성을 억제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환율 변동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작 환율이 하락세로 자리를 잡은 이후에는 당국이 약속이나 한 듯 환율 안정에 대해서는 무대응하고 있다.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기업들은 환율의 수준 못지않게 변동폭에 힘겨워한다. 환율 널뛰기가 잦아들지 않는 한 하루는 수출업체가 눈물을 흘리고, 다음날은 수입업체가 한숨을 쉰다는 기사를 번갈아 쓸 수밖에 없을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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