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노사 고용안정·고통분담 통큰 합의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9.04.08 11:30

그룹단위 첫 노사화합 선언..구조조정 없는대신 임금인상 자제

창립 56주년을 맞은 SK그룹이 노사 상생모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나서 주목된다.

SK그룹 노사는 8일 경기도 용인 SK아카데미에서 개최한 'SK 한마음 한뜻 대(大)선언식'에서 '회사가 어려울 때 고통을 분담하는 대신 고용안정에 힘써 위기를 극복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이 자리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 김신배 SK C&C 부회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와 노조위원장 및 구성원 대표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그 동안 개별기업 노사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평화선언을 한 적은 있지만 그룹단위의 전체 노사가 고통분담과 고용안정 등에 합의한 것은 SK그룹이 처음이다.

최태원 회장은 격려사에서 "'한마음 한뜻 대선언'으로 모두가 지속가능한 행복을 만들게 됐으며 위기를 기회로 살리는 힘을 키워내게 됐다"며 "이제 그 힘과 믿음으로 더 자랑스럽고 행복한 SK를 만들어 구성원들에게 더 큰 행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SK 노조위원장 대표인 이주석 위원장(SK증권)은 "이번 대선언이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선 실천과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며 "회사는 조직원을 믿고 투자해야 하며, 조직원은 회사를 위해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만들어보겠다는 미래지향적인 자세와 통 큰 화합을 이뤄내겠다는 한마음 한뜻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지나친 욕심과 조급함으로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기 보다는 더디 가더라도 단단한 SK만의 조직 및 노사문화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화답했다.

SK그룹 노사가 이날 합의한 내용은 △일자리 창출·유지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완수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나누기 위한 기업가치 지속적 창출 △성과에 따른 합리적 보상으로 업무몰입 여건 조성 △노조·구성원의 고통분담 및 회사의 고용안정 노력 △성숙된 노사관계를 SK 기업문화로 정착·발전 등 5개항이다.

이와 함께 SK그룹 노사는 현재와 같은 경영위기 때엔 임직원이 임금인상을 자제하거나 반납하는 등의 고통을 분담하고, 높은 경영성과를 달성했을 경우에는 성과연동에 따른 보상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또 이번 대선언의 취지와 의미를 지속적으로 연구해 선진화된 노사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SK 노사문화 연구위원회(가칭)'를 설립해 운영하고, 그 결과를 SK의 기업 철학과 문화를 담아 명문화한 'SKMS(SK Management System)'에 반영키로 했다.

김세대 SK㈜ 기업문화부문장은 "그룹 창립 56주년 기념일에 맞춰 노사가 화합을 선언한 것은 창립 이후 숱한 위기와 역경을 극복해온 것처럼 현재의 위기도 노사가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며 "앞으로도 무분규의 전통을 이어가며 성숙하고 강한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SK그룹 노사가 합의한 선언문 전문이다.



SK 각 관계사와 노동조합 및 구성원들은 최근의 어려운 경영환경하에서 이해관계자들의 행복을 지키고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발전을 이루기 위하여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공동 선언한다.


1. SK는 글로벌(Global) 금융위기로 촉발된 범국가적인 경제위기 상황하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일자리 창출 및 유지를 통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한다.

2. SK는 기업의 가치추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해관계자의 행복이며, 이러한 행복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해야 한다는 신념 하에 주주, 고객, 사회, 구성원 등 이해관계자의 행복을 키우고 나누기 위하여 기업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나간다.

3. 회사는 경영성과에 따라 적정 수준의 보상이 이루어지는 합리적인 보상제도를 운영함으로써 구성원이 자발적?의욕적으로 업무에 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4. 노동조합 및 구성원은 회사의 경영위기시, 위기극복을 위한 고통분담 방안에 동참하고, 회사는 구성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

5. SK 노사는 금번 大선언의 정신하에 협력적 생산적 노사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발전시켜 나감으로써 건전하고 성숙된 노사관계를 SK 고유의 기업문화로 정착, 발전시킨다.

<세부 실천 사항>

SK 노사 대표자들은 '한마음 한뜻 대선언'의 정신하에 아래와 같은 세부 사항을 조속히 실천하기로 합의한다.

1. SK 관계사 전 임원은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솔선수범 차원에서 경영상황 호전시까지 연봉의 10~20%를 반납한다.

2. SK 관계사 노조는 최근의 경영위기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임금인상 자제 등 경영부담 감소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

3. SK 관계사는 경영성과에 따른 합리적인 보상제도를 운영한다.

4. SK 노사는 구성원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회피하고, 어떠한 경영위기에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고통분담 구조 수립을 적극 추진한다.

5. SK 노사는 창립이래 지속된 무분규의 노사화합 정신을 이어받고, 건전하고 성숙한 노사문화 발전을 위해 노사공동으로 'SK 노사문화 연구위원회(가칭)'을 설립·운영한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남기면 아깝잖아" 사과·배 갈아서 벌컥벌컥…건강에 오히려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