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팔리는 환율DLS..단지 환율 때문에?

더벨 황은재 기자 | 2009.04.08 09:05

DLS투자→환헤지 효과, 선물환 대체 어려워

이 기사는 04월03일(16: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이 환율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내놓고 있지만 판매 실적이 신통치 않다. 굿모닝신한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모두 청약 금액이 최저수준에 미달해 DLS 발행에 실패했다.

해외주식·채권 투자가가 DLS를 매입하면 환헤지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선물환 등 기존의 환헤지 수단을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환율이 단기 급락해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많지 않다.

◇ 굿모닝신한證·우리證..환율 연계DLS 발행 실패

달러화 강세에 베팅하는 DLS를 내놨던 굿모닝신한증권이 지난달 3월 중순 원화강세에 베팅하는 DLS 투자자를 모집했다. 기준환율이 만기환율보다 낮으면 이익이 난다. 환율이 올라 손실이 나도 원금 95%는 보장해줬다.

때마침 환율도 1550원대로 위로 올라서 '대박'을 예감했다. 사전 수요조사 결과 청약률도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런데 며칠 새 환율은 1400원대로 떨어졌고 기준가격이 확정되는 19일에는 1396원으로 하락했다. 예감은 빗나갔고 청약액은 최소 발행금액인 10억원을 밑돌았다.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환율이 1500원 대에서는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갖다가 1400원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투자 관심이 한 순간에 사라졌다"며 "예상보다 빠른 환율 하락에 상품 출시 타이밍을 놓친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31일 우리투자증권도 환율이 하락하면 수익이 발생하는 DLS의 공모신청을 4월2일까지 진행했지만 청약 최소 금액을 넘지 못했다. 달러선물이나 선물환 매도와 같은 손익구조(Pay-off)를 가지고 있어 해외자산 투자자들의 환헤지 상품으로 설계됐다.

우리투자증권은 같은 구조로 재공모에 나선다. 회사 관계자는 "추가 출시 여부에 대해 내부적으로 의견이 분분하지만 상품 홍보 등을 위해 다시 공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타깃 고객군 부재'..'선물환 대체 매력 없어'

전문가들은 환율이 기조인 하락을 보이거나 단기 급등해 원화 약세가 과도하다는 인식이 싹튼다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DLS는 투자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파생상품담당자는 "환율이 더 떨어져도 단기적으로는 1200원선에서 멈출 것이란 예상이 대체적이고 1300원 초반에서 1200원으로 하락한다고 해도 투자 이익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 환율에 대해 "경기 회복과 경상수지 흑자 전환으로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 저점에 대한 확신이 없고 미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후의 부실 자산 처리 문제 등 금융시장 불안 요인들이 남아있어 1250원~1500원 사이의 ‘변동성 장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상품 구조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만기가 6개월 미만에 불과해 해외채권과 같은 장기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선물환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또 DLS로 환헤지를 할 경우 기회비용도 감수해야 한다. 해외채권을 사고 DLS로 헤지하면 투자자금이 해외채권 매수에 한 번, DLS 매수에 한 번 필요하다. 반면 선물환은 만기에 손익을 정산하며 해외채권을 담보로 넣을 경우 증거금과 같은 초기 비용도 없다.

증권사 관계자는 "DLS 투자가 환헤지 효과가 있지만 기회비용을 보상해 줄 수 없어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단지 환율이 떨어지는 데 베팅하는 상품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