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화장품은…" 석면 사태 일파만파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9.04.07 11:34
'석면 오염 탈크(활석)'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시작은 베이비파우더였다. 아이 땀띠분 등으로 사용되는 베이비파우더에 석면이 검출됐다. 문제의 석면은 베이비파우더의 주원료 탈크에서 비롯됐다. 중국산 탈크에 자연적으로 혼입돼 있던 석면이 제조공정에서 걸러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덕산약품공업의 '덕산탈크'가 주범이었다.

제약사 100여곳 공급..화장품 보다 더 많다= 식약청 조사 결과 이 회사의 원료를 공급받은 곳이 300여곳에 달했다. 이중에 화장품 회사는 '로쎄앙' 단 1곳밖에 없었다. 나머지 업체는 모두 제약사, 병의원, 의료기기회사다. 이 원료는 식품회사로는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식약청은 문제의 원료가 공급된 회사 중 화장품 회사인 '로쎄앙'과 이 회사 제품 이름만을 공개했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병의원 명단 공개는 '좀 더 논의 중'이다. 소비자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식약청 조사 어떻게 이뤄졌나= 식약청은 지난 베이비파우더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원료에 대한 조사만 실시했다. 앞서 석면이 오염된 것으로 보도된 보령메디앙스의 '보령누크' 등 7개 회사 11개 베이비파우더 제품은 완제품에서 석면이 검출된 경우다.

식약청은 당시 탈크 공급업소인 덕산약품공업의 '덕산탈크'에서 석면이 검출됐고, 석면이 나온 완제품(베이비파우더) 대부분이 이 회사 원료를 썼다는 점에서 덕산약품공업에 대해 계통조사를 실시했다. 문제의 '덕산탈크'가 공급된 곳을 찾아본 것이다.

완제는 조사 안하나= 식약청은 그러나 완제에 대해서는 석면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유무영 의약품안전정책과 과장은 "원료단계에서 검사를 해 원료가 부적합이면 모든 제품(원제품)을 회수하고 유통을 금지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원료가 완제품에 들어가는 양이 적어 석면이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과연 완제품이 안전한가의 문제가 남는다. 이런 점을 고려해 아예 원료 조사를 기초로 완제품에 대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이다. 이번 로쎄앙도 완제품에서 석면이 나온 것이 아니라 석면 오염 원료를 써서 이름이 공개됐다.

또 현재 석면 기준은 원료에만 '불검출'로 정해져 있고 완제품에는 기준이 없다는 점도 원료에 근거해 조치를 취한 이유다.

'덕산탈크' 공급된 304곳은= 식약청은 덕산약품공업에서 입수한 거래 장부에 근거해 300여개 업체에서 이 원료를 가져간 것으로 파악했다. 제약사 100여곳과 의료기기 및 병의원 180여곳, 그리고 나머지는 도매상이다.

화장품보다는 의약품과 수술용 장갑 등 병의원용 용품에 더 많이 공급됐다는 얘기다.


식약청은 '국민적 우려가 가장 큰' 화장품을 우선 조사해 결과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화장품이 가장 문제가 된 것은 화장품의 탈크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탈크는 가루형 파우더나 고형 콤팩트 등에 주로 쓰인다. 일부는 화장품의 탈크 함유량은 30~50%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얼굴에 쓰기 때문에 석면의 주 위험 경로로 알려진 '흡입' 가능성도 크다.

의약품 등에도 쓰여..명단 공개 여부는= 식약청은 현재 덕산탈크를 공급받은 제약사와 의료기기, 병의원 등이 어느 제품에 이 원료를 사용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식약청은 탈크가 알약 코팅이나 수술용 장갑 등에 쓰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알약 코팅 용도로 쓰였다면 대부분 제약사가 이 석면 탈크를 썼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식약청은 의약품의 제품명 공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약품에 들어가는 탈크는 매우 적고, 석면 탈크를 사용했다 해도 환자가 당장 그 약을 중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식약청은 이날 오후 전문가 회의를 열어 의약품 등에 함유된 석면의 유해성 정도를 논의할 계획이다.

현재 석면을 직접 먹게 됐을 때의 유해성이 밝혀진 바는 없다. 흡입 위험성에 대한 부분만 확인됐을 뿐이다. 식약청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과 석면협회도 지난 2005년 석면 섭취나 피부 접촉 등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석면 탈크 원료 업소 7곳 더 있어= 식약청은 덕산약품공업 외에 7곳의 탈크 원료에서 석면이 추가로 검출됐음을 확인했다. 앞서 발표한 300곳은 덕산약품의 공급처이기 때문에 추가로 업체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영우컴텍을 제외하고 모두 기존에 석면이 나온 덕산약품공업에서 석면을 공급받아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식약청은 보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4. 4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