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저축銀, "미래 지도자 키워야죠"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9.04.08 13:40
"2년 전 과학고에 입학했을 때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버지께서 두 차례 사업에 실패하시면서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과학고는 수업료 외에도 기숙사비와 급식비가 있어 부담이 컸습니다. 부모님께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하나 고민하던 중 어느 신사 분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토마토저축은행 직원 분이셨는데 장학금을 지원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토마토저축은행 덕분에 저는 등록금 걱정없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었습니다. 각종 과학올림피아드에서 연달아 수상했고, 2009년도 카이스트 수시모집에 최종합격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 토마토저축은행=경기과학고를 2년 만에 조기졸업하고 카이스트에 합격한 박 모(17) 양이 토마토저축은행 신현규 회장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다. 박 양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과학고에 입학했지만, 연간 600만원에 육박하는 등록금(기숙사·급식 비용 포함)을 마련하지 못해 마음 고생이 컸다.

과학고 진학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던 어느날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박 양이 졸업한 중학교 교장에게 딱한 사정을 들은 토마토저축은행에서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 이후 박 양은 공부에만 매진해 올림피아드 수상은 물론, 성균관대 연구원 근무, 한국 공업화학회 학술대회 논문 제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꿈을 키울 수 있었다.

◇목표는 미래의 리더 양성=지난 2002년부터 시작된 토마토저축은행 장학사업은 올해로 8년을 맞았다. 토마토저축은행은 '미래의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을 장학사업의 목표로 삼는다.

토마토저축은행 이호준 홍보팀장은 "미래의 지도자가 될만한 그릇인지를 우선적으로 평가한다"며 "장학생으로 추천된 학생들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됨됨이를 살핀다"고 말했다.



지난 7년간 토마토저축은행에서 장학금을 지원받은 고교생은 총 409명. 이들에게 지급된 장학금은 7억원을 상회한다.


이 같은 장학사업은 신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시작됐다. 신 회장은 학창시절 넉넉지 못한 가정형편 속에서 어렵게 공부를 한 기억이 있다. 신 회장은 "토마토저축은행을 설립한 이후 지역주민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경제적인 이유로 미래의 지도자감이 공부할 기회를 잃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넉넉하고 지속적인 장학사업 추구=토마토저축은행 장학사업의 특징은 '넉넉함'과 '지속성'이다. 대부분 기업 장학재단에선 '동기부여' 차원에서 장학금을 지급받은 학생들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요구한다.

그러나 토마토저축은행은 "장학금 받았으니 성적을 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장학금을 받고, 열심히 공부해도 상황에 따라 성적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넉넉함 때문인지 토마토 장학생들의 성적은 대체로 전교 상위 10% 이내를 유지한다.

토마토저축은행은 또한 고교를 졸업했다고 장학금 지원을 무조건 중단하진 않는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대학 등록금을 지원해 주기도 한다. 냉정한 평가기준과 지급기간을 설정해 놓고 장학금을 지원하는 장학재단에 비해 한결 여유롭고 넉넉하다.

다소 넉넉지 못한 집안 형편으로 서울대에 합격한 후에도 장학금 지원을 받은 송 모(22) 양은 "토마토저축은행의 따뜻한 도움을 받으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사회에 나가면 나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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