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난 연말 연초만 해도 대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은 2009년 주식시장은 경기가 돌아서는 하반기에 상승장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전문가의 대다수가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는 점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시장이 효율적이고, 이 들 전문가들의 전망이 비교적 높은 전문성을 가진다는 두 가지 대전제 하에서, 대다수가 앞으로 어느 시점에 벌어질 것으로 믿는 이벤트를 굳이 시장은 그 시점까지 기다려주지 않고, 미리미리 반영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지금 시점에서 어느 정도 확인 가능한 최소한의 공인된 증거들이 필요하다. 이중에는 시장의 하방경직성에 대한 믿음을 주는 역할을 할 방어용 지표들과, 시장의 고점 돌파를 위한 공격용 지표들로 구분해서 생각해 볼 수 있다.
알려진 대로 중국 PMI지수는 52.4로 발표된 4월 데이터까지 포함해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이 앞으로 상당기간 부진하더라도 최근 글로벌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진 이머징 국가들이 이를 보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또, 미국의 주택판매 데이터 호전은 그간 금융 시장에 쏟아부은 유동성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 데이터까지 일이 풀리려니 한꺼번에 좋은 지표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시장상승의 주도 역할을 하고 있는 종목들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현대차와 하이닉스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이 두 기업의 공통점은, 글로벌 수요 위축 속에서도 해당 산업내 경쟁기업들의 구조조정으로 시장점유율 상승 등 시장내 포지션의 빠른 증가가 일어나고 있다.
또, 현대차의 경우, 작년까지 한국주식을 막무가내로 팔아대던 외국인들이 다시 이머징 시장 주식 비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매수하는 대상이다. 하이닉스도 넘쳐나는 국내 부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복귀할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풍부한 거래량과 비교적 낮은 주가, 높은 주가베타(beta)를 가지고 있다. 둘 다 국내외 유동성이 가장 선호하는 주식이라는 점이다.
물론, 지금까지의 시장 흐름이 계속 합리화되기 위해서는 뭐니뭐니해도 하반기에 실물 경기가 시장 기대대로 빠른 속도로 회복되느냐에 달려있다. 과거 경험에 따르면 유동성 장세는 항상 경기 회복보다 1~2분기 정도 먼저 나타났다. 그 이후 경기회복의 속도와 폭이 유동성 장세의 그 다음 흐름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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