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사 주주協, 주식 처분 '엇박자'

더벨 박창현 기자 | 2009.04.06 09:15

매각제한 해제주식 우리·외환銀 총 139만 주 매각

이 기사는 03월31일(08:53)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종합상사 주주단이 매각제한이 풀린 주식 처분을 놓고 서로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매각이 가시화된 시점에서 주주협의회의 엇박자가 향후 매각절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상사 주주협의회는 지난 2007년 11월 보유 주식 1977만8861주(88.58%) 가운데 M&A에 필요한 1116만4902주(50%+1주)에 대해서만 매각을 제한키로 하고 나머지 주식(861만3959주)은 매각 제한을 해제했다.

그동안 5%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들이 매각 제한 해제 주식을 매매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5일 우리은행이 주요 주주 중 처음으로 매각제한 해제 지분 매도에 나선데 이어 18일에는 외환은행도 주식을 처분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5일부터 31일까지 매각제한 해제 지분 220만7907주 가운데 112만7907주를 장내 매도해 205억8930만원을 회수했다. 지분율은 22.7%에서 17.65%로 낮아졌고 산업은행(22.53%)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외환은행 역시 지난달 18일과 19일, 26일에 매각제한 해제 주식 26만2090주를 장내에서 팔아 49억5968만원을 벌어들였다. 지분율은 14.14%에서 12.97%로 낮아졌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 측은 팔 때가 되서 팔았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이 전체적으로 어려운 시점에서 차익을 실현할 수 있을 때 매각하는 게 옳다고 판단 했다"며 "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출자전환 주식이 급격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수년 동안 보유해온 현대상사 주식을 처분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외화은행의 주식 처분에 대해 다른 주주단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유통주식이 11%에 불과해 주주협의회가 매각제한 해제 주식을 시장에 내놓을 경우 가치희석이 불가피해진다는 주장이다. 주주단 내 상이한 의사결정으로 전체적인 매각 절차의 신뢰도가 낮아질 수 있단 점도 우려하고 있다.

주주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매각을 앞두고 주요주주들이 보유 주식을 파는 것 자체가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본입찰 전까지는 주식매각을 자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매각 후 잔여지분에 대한 양측의 전망도 크게 갈렸다. 우리·외환은행은 매각 후 잔여지분의 매각가치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당장 팔아야 된다는 입장인 반면 다른 주주단은 M&A만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해제분 주식가치가 크게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매각이 성사된 뒤 잔여지분의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가 주식 처분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 셈이다.

주주단 내 개별 금융기관의 성격이 주식처분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1분기 실적결산을 앞두고 장기보유 주식 처분을 통한 실적개선을 우선시하는 반면 산업은행 · 신용보증기금 · 농협 등 국가 소유 금융기관들은 단기 실적개선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에 '처분'보다는 '보유'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M&A 대상 주식에 대한 주주단의 합의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데다 매각제한 해제 주식처분도 중구난방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빠른 시일 내에 주주협의회가 합의를 이뤄지지 못하면 인수후보들이 인수 전략을 세우는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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