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오르면 수출이 늘어?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4.05 12:00

한은 금융경제硏 "환율상승로 인한 수출증대 효과 IMF 이후 줄어"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늘어난다는 통례에 회의적인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이 5일 내놓은 '환율변동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연구자 김용복 과장)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환율상승이 수출 및 투자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출가격 하락효과와 수출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출물량 증대효과가 모두 외환위기 전에 비해 줄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환율상승이 수출가격에 끼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수출가격 환율전가율'이 외환위기 전(1987년 1분기~1997년 2분기) 0.66에서 외환위기 이후(1999년 2분기~2008년 2분기) 0.46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세계 시장에서 기업들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생산자가 아닌 시장이 가격을 결정하는 경향이 커졌고, 개별국가가 가격결정에 영향을 끼치기 힘든 IT제품, 원유 등의 교역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수출가격이 판매량에 끼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수출물량의 가격탄력성' 역시 같은 기간 -0.74에서 -0.45로 약화됐다.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으로 상품 생산이 분화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환율상승이 가져오는 수입 감소 효과도 최근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입가격 상승효과는 증가했지만, 수입가격 인상에 따른 수입물량 감소효과가 줄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수입가격 환율전가율은 0.13에서 0.87로 증가했고, 수입물량의 가격탄력성은 -0.84에서 -0.24로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김 과장은 "환율상승이 상품수지 개선 및 성장률 제고효과를 가져오지만 그 크기는 과거보다 작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장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향후 수출 관련 대외 여건 전망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원화환율 상승에 따른 수출확대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출실적이 환율보다는 세계경제 성장률에 좌우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장 연구위원은 "전체 수출의 60% 내외는 고기술 집약상품으로, 환율효과에 따른 가격탄력성을 보기 어려운 것들"이라며 "올해 우리나라 수출변동분의 80%정도는 세계경제성장률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 1000원선(975.6원·2008년 4월 3일 기준)에 머물렀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해 지난달 2일 1570.3원(종가기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지난 3일 종가는 1340.5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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