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어느새 100엔당 1300원대…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 2009.04.03 17:54

원/엔 환율 올들어 최저치, 엔/달러 한때 100엔선 돌파

명동에서 "이랏샤이마세(어서오세요)"라는 인사말이 잦아들까. 엔화 약세로 원/엔 환율이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일본 관광객들이 붐비던 명동의 환전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6원 오른 1340.5원으로 마감한 가운데 원/엔 환율은 100엔당 1345.48원을 기록했다. 원/엔 환율은 올들어 최저 수준이며, 1600원을 돌파했던 한달 전에 비해 250원 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라 명동에서 엔화 환전이 종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명동의 한 환전상은 "아직 환전 수요가 눈에 띄게 줄지는 않았다"면서도 "한달 전과 분위기가 똑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전상은 "예전에는 한 번에 환전하는 관광객이 많았지만 요즘은 엔화 값에 따라 하루, 이틀씩 쪼개 환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시중은행 명동 지점 직원은 "일본인 관광객의 환전 수요가 이전과 비슷하지만, 보유 엔화를 원화로 바꾸려는 고객은 크게 줄었다"며 "최근 한달 새 원/엔 환율이 크게 떨어져 다시 상승하기를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원/엔 환율 하락은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반면 원화는 상대적으로 가치가 회복된 때문이다. 엔화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오전 한때 100엔선을 돌파했다. 이내 두자리수로 떨어졌지만 오후에 99엔 후반을 보여 100엔선을 다시 넘어서는 게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일본 경기 침체 우려가 커 달러 매수 물량이 많다"며 "4월 일본 회계연도가 시작되면서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재개한 것도 엔화 약세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작년에는 캐리 트레이드로 인해 글로벌 증시가 엔화 환율을 결정지었다"면서 "각국이 저금리 정책을 택하면서 이 상관관계가 약해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의 장기 침체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이어서 100엔선 상향 돌파 시도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외환딜러는 "엔/달러 환율 100엔선이 (장중) 뚫려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달러당 104엔 수준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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