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봄'은 오는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4.03 15:30
- 광공업생산·서비스업 등 긍정적인 요인
- 주가·환율도 안정… 정부도 성장률 전망치 수정 예상
-"본격적인 회복 단언하기엔 이르다" 신중론 많아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한국 경제가 '봄'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기대가 높다. 경제에 대한 정부의 '비관' 일색인 진단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경제 흐름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신중한 시각이 여전히 많은 편이다.

기획재정부는 3일 '최근 경제동향 2009. 4'(그린북)을 통해 "한국경제가 지난해 4분기 성장률 급락 등의 영향으로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으나 올해 들어 일부 지표를 중심으로 경기흐름이 소폭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개선되는 대표적인 지표는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무역수지다. 최근 들어 안정을 찾는 금융시장도 긍정적이다.

2월 광공업생산은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전월대비 6.8% 증가했고 전년동월대비 감소폭도 1월 마이너스(-) 25.5%에서 -10.3%로 둔화됐다. 서비스업은 전월대비 증가세가 1월 0.4%에서 2월 1.2%로 확대됐고 전년동월대비로는 0.1% 증가해 4개월만에 상승전환했다.

3월 중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21.2% 감소했으나 1일 평균 수출은 전월대비 1.7% 증가했고 무역수지는 46억1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15개월만에 처음으로 전월대비 0.5%포인트 상승했고 3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14포인트 뛴 것도 긍정적인 뉴스다.

금융시장에서의 안정은 주가 상승과 환율 안정으로 나타났다. 3월말 코스피지수는 1206.26으로 2월말보다 13.5% 상승했고 4월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1300선에 근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3월말 1383.5원으로 마감, 2월말보다 10% 가량 안정됐고 외국인은 ‘3월 위기설’에 아랑곳하지 않고 채권시장에서 2조1000억원이 넘는 채권을 인수했다.

마이너스(-) 2%의 성장률 제기한 정부는 성장 전망치 상향을 언급했다. 허경욱 재정부 차관은 전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일자리 나누기와 추가경정예산안 등으로 경제가 좋아질 소지가 분명히 있다"며 "정부의 공식적인 전망치를 4월말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추경의 국회 통과를 전후로 공식적인 전망치를 수정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추경안이 규제완화 및 민간투자 확대 등을 합쳐 2%포인트 가량 성장률을 높일 것으로 예상한 것을 감안할 때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플러스(+)로 바뀔 전망이다.

다만 재정부 관계자는 "일부 긍정적인 지표가 나타났지만 아직 부정적인 요인이 혼재된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며 "특히 마이너스가 예상되는 선진국 경기가 어떻게 될 지를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일부 긍정적인 지표를 가지고 본격적인 경제회복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제 흐름은 제 갈 길을 가고 있는데 최근 보는 사람이 '지나친 비관'에서 '지나친 낙관'으로 진단이 바뀌었다"며 "급속한 침체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경제회복의 신호라 판단하기엔 아직 무리"라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 역시 "급격한 경기하강이 둔화되는 시점이지만 경기반등을 말한 단계는 아니다"라며 "하반기까지는 바닥을 다지고 내년에 완만한 속도의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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